■ 고범서 著/ 파워-힘에 대한 연구

 '힘'이라는 말이 갖고 있는 광범위하고 심오한 세계를 본격적으로 탐구한 책이 나왔다.
 고범서 한림대 교수가 펴낸 '파워-힘에 대한 연구'(소화)는 힘의 비밀을 파헤친 '힘의 해부학'이다. 저자는 토플러의 저서 Powershift를 '권력이동'으로 번역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하는 데서 책의 출발로 삼는다.
 '힘'이라는 우리말은 넓고 깊고 신비하기까지 한 의미를 간직하고 있으나 그 광범위하고 심오한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단지 권력으로서의 힘만을 알고 있거나 심지어 '힘'과 '권력'을 구별하지 못하고 혼동한다고 날카롭게 지적한다.
 사람들은 흔히 '힘'은 단순히 물리적 힘이나 권력만으로 이해하는 잘못을 범하고 있으며 물리적 힘에서 시작해 존재론적 힘과 심리적 및 정신적 힘, 그리고 혼의 힘을 포함하고 있으며 나아가 경제적 힘, 국제적 힘 그리고 지식의 힘과 매스미디어의 힘까지 포괄한다는 것.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힘에 대한 피상적이고 단편적인 이해에서 벗어나 심오한 의미 전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해하게 한다. 또 힘의 본질과 기능을 규명함으로써 힘의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활용의 길을 모색하면서 힘의 남용과 악용을 막는 길을 밝히고 있다.
 또 인간 스스로 힘에 대한 외향적 관심에 사로잡혀 자신의 내면적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힘에 대한 내향적 관심이 점차 상실돼가고 있는 세태가 결국은 인류를 불행하게 할 뿐 아니라 건전한 삶을 파괴하는 악의 원흉이 자신 속에 있다는 사실을 새삼 상기시킨다.
 저자는 힘에 대한 외향적인 이해 및 해명과 내향적인 이해 및 해명 사이의 조화와 균형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물리적 힘' '존재론적 힘' '심리적 힘' '혼의 힘' '정신적 힘' '경제적 힘' '정치적 힘' '국제적 힘' '지식의 힘' '매스미디어의 힘' 등 10장으로 나눠 그 힘의 본질을 규명하고 활용의 문제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만물의 생성소멸은 힘의 지배 아래 있으며 따라서 힘을 바로 이해하고 옳게 사용하는 것을 인간의 참된 자아실현과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의 실현과 직결된다'는 저자의 주장이 책을 관통하고 있다.
 고범서 교수는 한국기독교윤리학회장, 한림대 대학원장을 지냈으며 저서로 '미래 기독교의 여명' '포스트모던시대의 사회윤리'등을 집필했다.
朴美賢 mihyunp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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