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춘천 원창리 산림 훼손
임도 경사 급해 장마때 산사태 우려
시 “명백한 불법… 산주에 복구 명령”

▲ 춘천 원창리의 한 야산에 일부 소유자가 불법으로 임도를 만들면서 임도 옆 경사로에 나뭇더미가 쌓여 있어 우천시 대형 산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사효진

춘천 금병산 기슭의 산림이 토사가 드러날 정도로 불법으로 훼손되고 계곡사이 물이 흙에 덮인 채 지하로 사라져 올여름 대형 산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산림 훼손을 위해 임의로 만든 임도는 크고 작은 바윗돌과 토사로 이뤄져 산사태가 일어날 경우 산 아래 민가와 논밭을 덮칠 가능성이 높아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16일 동산면 원창리 한 야산 하단부.

산에서 하천으로 이어지는 계곡이 흙으로 다져져 계곡은 온데간데 없고,계곡물은 지하로 스며들고 있다.

성토 높이가 최고 1m 이상이어서 계곡 바닥을 이루는 돌계단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굴삭기와 덤프트럭이 마을길을 통해 산으로 올라가는 것을 막고 계곡을 흙으로 메워 진입로를 만들었다는게 인근 주민의 설명이다.

산 초입부에는 덤프트럭이 통행 가능한 폭 3.5m 가량의 임도가 쭉 뻗어있다.

임도는 7~8부 능선까지 이어져 길이가 400m는 족히 됐다. 이곳은 불과 2~3개월 전에는 성인 한두명이 지나갈 정도의 좁은 오솔길이었으나 지난 3월부터 산 일부 소유자가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임도를 개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 A(60)씨는 “야생동물이나 나물캐는 사람이 다니는 길이었는데 포클레인과 덤프트럭이 수차례 왔다 간 뒤 이렇게 변했다”고 말했다.

특히 임도는 경사가 급할 뿐만 아니라 나무가 뽑힌 채 잔뿌리만 남아 큰 비가 내리면 무너져 내릴 위험이 컸다.

계곡에는 지난 15일 내린 적은 양의 비에 굴러 떨어진 바윗돌이 쌓여 있었다.

산 중턱을 넘어서는 아카시아,참나무,낙엽송 등의 나무 수백그루가 뿌리째 뽑히거나 밑동이 잘려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다.

인근 주민은 “비가 와서 계곡에 부산물이 쌓이고 쌓이다보면 견디다 못해 쏟아져 내린다”며 “산이 높지는 않지만 경사가 심해 산사태가 일어나면 집까지 순식간에 들이닥칠 것”이라고 불안해했다.

춘천시 관계자는 “산주가 일부 본인 땅에 장뇌삼을 심기 위한 임산물 재배 허가를 받긴 했지만 나무 벌채는 허가에 포함되지 않은만큼 명백한 불법 행위다”며 “현장 확인 후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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