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순삼

한국은행 강원본부장

최근 강원도에서 20~39세 가임기 여성인구가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절반에도 미치는 못하는 지역이 18개 시·군 중 7곳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계 최고령 국가인 일본의 경우 지역의 가임기 여성인구가 크게 감소하면서 지역소멸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일본에 비해서는 양호하나 현재와 같은 저출산·고령화 추세가 지속된다면 지역 인구감소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지역소멸 우려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본다.

지역 소멸은 인구의 수도권 집중현상이 심할수록 더욱 빠르게 진행된다. 이는 출산율 하락에 따른 자연적 인구감소와 수도권으로의 전출에 따른 사회적 인구감소가 동시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도시는 높은 생활비, 일자리 경쟁 등으로 출산율이 지역보다 낮아 지역에서의 가임기 여성인구 감소는 국가 전체의 인구감소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지역소멸은 노년인구 증가·생산인구 감소의 1단계, 노년인구 유지·생산인구 감소의 2단계, 노년인구 및 생산인구가 동시에 감소하는 3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일본에서는 이미 인구변동이 3단계에 진입해 지역경제가 소멸상태로 접근하는 지역도시도 일부 출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 전체 시구정촌의 절반에 육박하는 896개가 2040년까지 가임기 여성인구가 현재의 50% 이하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강원도의 경우 아직 노년인구와 생산가능인구가 동시에 감소하는 지역소멸 3단계에 진입한 지역은 없다. 그러나 고령인구 비율이 전국에서 네 번째로 높고 춘천, 원주, 속초시를 제외한 모든 시군이 고령 또는 초고령 사회에 이미 진입했다. 지역별로는 영서지역 인구는 소폭 증가하고 있으나 영동지역에서는 인구감소 현상이 뚜렷하다. 한편 강원도 인구가 전체적으로는 순유입이나 20대는 여성 및 남성 모두 유출이 더 큰데 그 이유가 대부분 직업 때문이라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일본의 경우 현재 지역생존을 위한 여러 유용한 정책을 잘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이미 지역에서 젊은 여성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어 향후 십수년간은 지역소멸 우려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반면교사로 삼아야겠다. 단순히 지역의 젊은 인구 증가보다는 가임기 여성인구 비중 확대로 목표를 좁힐 필요가 있다. 출산의욕 제고의 직접적인 당사자인데다 목표가 광범위할수록 정책 수립 및 효과 점검이 어렵고 지방재정에도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가 가임기 여성인구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젊은 여성에게 매력적인 지역이 되도록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겠다. 문화 및 교육 등 정주여건 개선에 힘쓰는 한편 남성의 적극적인 육아 참여, 기업의 협력 등을 통해 여성의 사회활동 지속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 지역 내 젊은 여성인력의 고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미 일부 금융기관 등은 지역 내 학교 졸업자를 채용하고 있고 자금지원 대상 선정 시 지역 인력 채용 기업에게 가점을 주는 등 유인책이 있는데 이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지역 인구감소는 지역소멸을 초래하고 결국 국가의 존망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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