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수

강원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6월은 현충일과 6월 25일 한국전쟁을 연계해서 호국보훈의 달로 정해졌다. 필자도 매년 6월 6일 현충일에는 가족과 함께 베트남 전쟁에 참전해 전사하신 큰아버지 묘역이 있는 국립 서울현충원에 참배를 간다. 매년 현충원을 둘러보면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령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그 분들의 숭고한 희생 정신을 기리고, 국가의 안보가 국가 발전에 초석이 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강원도는 북한과 마주보고 있는 지역적 특성상 안보관련 관광 상품이 많다. 통일전망대, 땅굴 관광, DMZ 야생 동물 생태관 등 과거에 치열했던 전투 지역을 바라보면서 현재의 남북의 대치 상태를 직시하고 미래에 대해 고민 할 수 있는 관광 상품이 강원도 내에 산재해 있다. 최근 방영된 한류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인기에 힘입어 드라마 촬영지인 강원도의 태백과 정선 지역의 관광 상품이 많은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고 한다. 이런 한류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드라마가 끝나고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 드라마 효과가 사라지면 관광 상품으로서의 가치도 없어질 수 있다.

그에 반해, 강원도 내에서 이뤄졌던 역사적 사실과 생태 자연 환경은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없어지지 않는 가치가 있는 상품이 될 수 있다. 특히 강원도 북쪽은 인간의 손이 닿지 않아 순수한 자연의 상태 그대로 유지 되는 곳이 많다. 오염되지 않은 자연 생태 환경과 그곳의 역사적 의미를 결합하면 강원도내 관광 산업 활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첫 번째, 지역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조사 및 연구가 우선돼야 한다. 예를 들어 강원도 지역 내 역사적 사실, 전투나 영웅담 아니면 전설이나 민담에 대한 조사와 연구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조사 및 연구는 작가나 감독들이 작품을 창작하는데 영감을 줘 향후 책이나 영화 등에서 강원도 관련 작품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두 번째, 교통의 발달이 필요하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대비하면서 강원도 내 교통에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강원도 중북부의 교통은 매우 낙후 돼 있다. 교통이 안 좋으니 외부에서 찾지 않고, 외부에서 많이 오지 않으니 사업타당성 분석에서 뒤쳐져 교통이 지속적으로 낙후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강원도 중북부는 한반도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미래 지향적인 관점에서 한반도 통일 시 향후 교통에 매우 중요한 축이 될 것이다. 이에 대비해 현재의 투자 수익에 맞춰진 관점에서 벗어나 강원도 중북부 교통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세 번째, 관광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중심 도시의 발전이 있어야 한다. 오염되지 않는 자연 그대로인 상태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머물게 되면 그 생태학적 가치는 급속히 저하될 수 있다. 따라서 숙박 등은 미리 신청을 하는 극소수에게만 개방을 하고,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연계 도시나 리조트에서 머물면서 관광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다행히 강원도에는 시설 좋고 관리가 잘 돼 있는 리조트가 여러 곳 있다. 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리조트의 건설이 필요하고, 춘천 및 속초의 관광 자원을 더 개발해 관광객들이 강원도에 놀러 와서 당일로 귀가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2박 3일 정도의 넉넉한 시간을 가지고 강원도를 둘러보고 갈 수 있도록 매력적인 관광 중심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6·25 전쟁 당시 강원도의 중요 지역을 지키기 위해 우리 순국 선열들은 중요한 고지마다 값진 목숨을 바쳤다. 그 분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방법은 그 곳들이 황폐화되고 아무도 찾지 않도록 방치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서 기억하고, 그 분들이 지켰던 아름다운 강원도의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강원도의 관광 산업을 더욱 활성화 시키는 것이 우리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 영령에 보답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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