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강원경제] 편의점 난립 부작용
브랜드별 점포 급증 매출 급감
일부 계약기간 남아 적자 운영
동네슈퍼·도시락가게 등 타격

 

바야흐로 편의점시대다. ‘편의점 빅4(CU·GS25·세븐일레븐·미니스톱)’의 강원도내 점포수가 1241곳에 이를 정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편의점 시장이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한 배경에는 1인 가구 증가와 편의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최근 강원도를 포함 전국 2529명의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편의점 방문 빈도를 조사한 결과 ‘하루 최소 한 번 이상 편의점을 방문한다’는 응답자가 전체 가운데 28.8%를 차지했다. 특히 20대 2명중 1명은 ‘일주일에 4~5회 매일 편의점을 방문한다’고 답했다. 이처럼 편의점이 오프라인 유통업계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지만 그 부작용도 적지 않다. 과열양상과 골목상권 침해 등 부작용을 짚어봤다.


■편의점 점주간 ‘치킨게임’

“재주는 점주가 부리고 돈은 본사가 가져가는 셈입니다.”

춘천 석사동에서 3년째 편의점을 운영 중인 최민우(39)씨는 계속된 적자에 오는 8월 편의점 운영을 그만둘 생각이다.

백 씨는 “몇 년 전만해도 이 근처 편의점은 단 2곳 뿐이었는데 1~2년 사이 점포수가 급격하게 늘었다”며 “개점 초기와 비교해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져 아르바이트생 월급 주기도 버겁다”고 말했다.

실제 백씨 편의점 주위로 도보로 2~3분 거리 내에 세븐일레븐,GS25,로그인 등이 운영 중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 모범거래기준안을 보면 편의점은 도보 250m 이내 출점이 금지돼 있다.

하지만 이는 같은 브랜드만 해당되기 때문에 사실상 다른 브랜드 편의점 출점을 막을 방법은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학가 등 중심지에는 ‘한 집 건너 편의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편의점이 난립한 상황이다. 영세 자영업자인 편의점 점주들이 포화상태인 시장에서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편의점 점주 김모(40·강릉)씨는 “임대료와 전깃세,인건비를 제외하면 실제 떨어지는 한달 매출이 140만~150만원인데 누가 편의점을 하겠냐”며 “계약 기간이 남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목상권 위협하는 편의점

편의점이 사업영역을 무차별적으로 확장하면서 골목상권도 위협받고 있다. 편의점 본사가 수익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에 나서면서 도내 중소형마트나 외식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다.

일찌감치 대학가나 시내 번화가 중심에 자리잡은 편의점은 이미 동네상권을 무너리뜨리는 ‘유통공룡’으로 변했다.

춘천 대학가 인근 치킨매장을 운영하는 김진수(39)씨는 “바로 옆 편의점이 파라솔 자리를 만들어 치킨이랑 튀김을 팔면서 작년 여름부터 매출에 타격을 받고 있다”며 “닭날개 1개와 맥주 1캔이 5000원도 안 되는데 가격 경쟁이 되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치킨집 뿐만 아니라 슈퍼마켓, 도시락가게, 빵집 등이 모든걸 파는 만능 편의점 앞에서 설자리를 잃고 있다.

서상건 강원상인연합회장은 “편의점은 지역 자본을 외부로 유출한다는 점에서 대형마트와 다르지 않다”며 “최근 즉석식품, 생활용품, 먹거리 등 그 영역이 점차 확대되면서 영세한 도내 업체들이 경쟁력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정규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