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궁창성

서울본부 취재국장

후지사키(藤崎眞二) 기자님! 몸담고 있는 니시폰신문(西日本新聞)이 있는 후쿠오카에는 잘 도착하셨는지요. 지금쯤 회사에 출근해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 일상으로 돌아가셨겠군요. 10일동안 일본 교토, 중국 시안, 한국 경주에서 지내며 우리들은 적지 않은 정이 쌓였나 봅니다. 6일 한중일 3국 언론인 교류 프로그램(TJEP)을 마무리하는 간담회에서 비행기 시간 때문에 점심도 못먹고 서둘러 떠나는 중국 선전TV의 퀴 치아니(丘靑怡) 기자와 리펑(李鋒) 기자와 인사하며 먼길을 떠나는 동생들을 배웅하는 오빠와 형의 마음처럼 왠지 코 끝이 찡 했습니다. 오찬후 정든 일본 동료들을 보내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과묵했지만 멋과 흥을 즐길줄 아는 도쿄신문(東京新聞)의 곤도 아키라(近藤晶) 기자, 매사 신중한 자세로 치밀했던 교도통신(共同通新)의 기나시 고슈케(木梨孝亮) 기자, 느긋한 표정에 말수가 유난히 적었던 NHK의 이시이 카쯔토시(石井一利) 기자가 하나 둘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 한구석이 울컥했습니다. 오늘은 모두 회사로 복귀해 현장과 데스크에서 제 몫을 다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니 든든합니다.

탄이페이(潭翊飛) 기자님! 서울서 회사가 있는 광저우로 돌아가는 하늘길이 편안했는지 궁금하네요. 오늘은 편집국 친구들에 둘러싸여 이번 취재여행을 화제로 차를 마시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저와는 스무살 차이가 나는 젊은 세대였지만 탄 기자는 항상 날카로운 질문으로 좌중을 사로 잡았죠. 참. 우리가 지난 1일 밤 늦게 시안고성에 오를때 앞서 현장으로 달려가 입장권을 사 나눠주고, 성곽을 재미있게 소개해주던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그날밤 호텔로 돌아와 저를 비롯해 일본 기자들과 노천주점에서 뒤풀이를 하고 계산할때 우리들에게 “여긴 중국”이라며, 우리의 호의를 정중하게 사양하던 기억도 새롭네요. 유진추(于金翠) 환구시보 기자와 지앙이진(蔣伊晋) 남방도시보 기자 등 20대 여기자들이 대다수였던 중국 기자들 사이에서 선배 역할을 묵묵히 해내며 한일 양국 기자들과 항상 즐겁게 소통했던 탄 기자가 많이 그리울 것 같습니다.

장은영 부장님! 어제 프로그램이 끝나고 좀 쉬셨나 모르겠네요. 10일간의 긴 출장동안 3국 기자들이 편안하게 생활하며 서로 우정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은 한중일 3국 협력 사무국(TCS) 덕분이었습니다. 상하이 푸동공항에서 시안으로 가는 비행편이 대책없이 연착돼 우리들이 힘들어 할때도 하나하나 챙겨주고, 일정 내내 3국 기자들을 세심하게 배려해주신데 대해 감사합니다. 저와 동행했던 매일경제 김대영 부장, 서울신문 이제훈 차장, TV조선 김승돈 기자를 만날 수 있었던 것도 저에겐 큰 행운입니다. 도쿄특파원을 지낸 일본통의 김 부장과 다년간 외교부 출입 경험을 가지고 있는 이 차장이 있어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김 기자는 우리 팀의 막내였지만 한국 선배들은 물론 일본과 중국의 선·후배 기자들을 늘 챙겨주고 돌봐주는 모습을 보며 든든하고 고마웠습니다.

후지사키상! 그리고 미스터 탄! 우리가 프로그램을 끝내며 가졌던 간담회에서 제가 말씀드렸듯이 저는 2016년 TJEP 참가 한중일 기자들이 앞으로 3국 협력과 교류에 의미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우리가 열흘동안 3국의 역사와 전통을 거슬러 살펴보며 느꼈던 한중일 사이의 끈끈한 문화적 연대와 면면히 이어져온 상호교류는 앞으로 동북아 평화와 번영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앞으로 일본과 중국 관련 뉴스를 접하고, 기사를 작고할때 먼저 후지사키상과 미스터 탄을 생각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단체관광에서 잠시 만났다 헤어진 여행객이 아니라 동북아 평화의 주춧돌을 놓는 동지이기 때문이지요. 그럼 다시 만날 그날까지 건강하시고, 뉴스 현장에서 건승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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