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세우

상지대 입학홍보처장

1953년 전쟁 이후 대한민국은 오직 ‘잘 살아야겠다’는 일념으로 경제개발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 1970년대부터 시작된 고도성장 신화가 이룩한 한강의 기적이 기성세대의 뇌리 속에는 그 자부심이 늘 자리 잡고 있다. 앞만 보고 달려오다 보니 고도성장의 후유증이랄까. 1997년 뜻하지 않은 외화유동성 위기라는 부침을 겪었지만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그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금모으기운동을 비롯해 온 국민이 똘똘 뭉쳐 위기를 조기에 극복함으로써 다시 한 번 국제 사회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는 국가가 바로 자랑스러운 우리 대한민국 코리아다.

한 때는 대한민국의 고도성장에 대한 세계 각국에서 한강의 기적을 배우려고 우리나라 방문이 줄을 잇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2016년 현재 대한민국의 위상은 어떤가. 베이비붐 세대(1958~1963년 출생)가 산업 일선에서 물러나 은퇴를 하고 국내기업들의 해외진출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일자리 감소로 인해 이태백(이십대의 태반이 백수)이라는 유행어가 생길 정도로 대학졸업자의 상당부분이 미취업상태로 남아있으며, 이로 인한 청년실업문제가 가중되고 있다.

아울러 급속한 노령화의 진전으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경제는 서서히 동력을 잃어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자아낸다.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샌드위치론을 비롯해 제조업의 위기,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로 인한 부정적 영향, 미국의 금리인상 등 저성장기조의 고착화 우려 등 대내외 변수들이 산적해 있다.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브렉시트의 부정적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금리인하와 더불어 유동성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달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사상초유의 저금리 상태 지속으로 재건축을 비롯한 부동산시장의 과열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권 추정 우리나라 가계부채 규모가 2016년 1분기 기준 1223조 7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증가분의 대부분이 주택담보대출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부채의 증가는 이자부담 증가로 이어져 가계의 가처분소득 감소를 초래함으로써 소비위축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칫 당면한 경제문제에 대한 시의적절한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일본처럼 저성장의 고착화가 현실로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게 한다.

그렇다면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 놓인 대한민국 경제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우리는 여기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기적’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아랍에미리트의 국토는 97%가 사막이다. 그렇지만 세계에서 가장 높은 ‘브르즈 할리파(818m)’가 우뚝 솟아 있으며, 세계 최초 7성급 호텔 ‘브루즈 알 아랍(321m)’, 바다 한가운데 만든 인공섬 ‘팜 쥬메이라’ 등이 위치한 그야말로 세계최고, 세계최초라는 수식어가 천지에 붙어 있는 그런 도시가 바로 두바이다. 특히 밤이 되면 더욱 화려한 고층건물의 스카이라인과 아름다운 선율에 맞춰 춤추는 분수쇼를 보면 과연 여기가 사막 한가운데 있는 도시인가 하는 경이로움 마저 느껴진다.

두바이는 2000년대 초부터 신의 선물이라 일컬어지는 ‘석유’의 혜택을 과감히 던져버리고 새로운 기적을 준비했다. 이러한 과감한 변신을 통해 두바이는 중동의 금융 허브로 부상했고, 누구나 사업하기 좋은 비즈니스 환경으로 바뀌었으며, 관광산업과 세계적인 전시회(MICE) 인프라를 바탕으로 누구나 방문하고 싶고, 모두가 사업하고 싶어 하는 그런 도시로 탈바꿈 했다.

그 누구도 상상조차 못했던 ‘석유의 도시’ 두바이가 새로운 비전을 바탕으로 모든 것을 혁신한다고 했을 때, 대내적으로 얼마나 많은 장애물에 부딪혔을지는 보고 듣지 않아도 감히 상상이 된다.

비약적인 성장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두바이도 사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미국의 금융위기 당시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뻔한 난관이 있었다. 그 당시 두바이는 대한민국을 벤치마크로 삼아 위기 극복 과정을 배우기도 했다. 어찌 보면 두바이의 기적은 한강의 기적과 유사한 면이 많다. 그럼 과연 두바이는 어떻게 이런 기적을 이룰 수 있었을까.

필자는 감히 이렇게 얘기하고 싶다. 규제를 최소화 하고 시장 자율에 맡겨두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낸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여기서 우리가 되새겨 볼 것은 두바이에는 세계최고의 호텔과 세계 최고층 건물이 들어서도 되고 서울에는 안 된다는 것인가. 최근 서울의 아파트 층수 규제에 대한 논란이 많은데 이 또한 시장원리에 맡기면 될 일이라 생각한다. 대통령께서 규제를 철폐하라고 수없이 지시하지만 실상 국민이 체감하는 일선에서는 쉽게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현재 대한민국의 경제를 두고 많은 전문가들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이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필자는 달리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어려운 IMF 외화유동성 위기 상황에서도 당당히 그 위기를 극복한 소중한 경험이 있다. 우리가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알고 있기에 극복하는 방법 또한 생각보다 쉽게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해서 젊은 청년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젊은 대한민국이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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