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015년 11월1일 현재 100세 이상 국내 인구가 3159명이라고 밝혔다. 2010년(1835명)보다 72.2% 증가한 수치. ‘장수 자치단체’ 1위는 충북 괴산(10만명 당 42.1명). 경북 문경(33.9명)과 전남 장성(31.1명), 충남 서천(31.0명)이 뒤를 이었다. 강원도는 양양군(28.5명)이 유일. 100세 이상 고령자들이 밝힌 장수비결은 ‘소식’. 적게 먹고 즐겁게 사는 것이 비결이라는 것!

일본 오키나와는 세계 최고 장수지역이다. 인구 130만 명 가운데 100세 이상이 740명(2014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 당 58명. 괴산군 보다 월등히 높다. 이 지역 오기미 마을 입구 비석에는 “90세에 저세상에서 당신을 오라고 하면 100세까지 기다리라고 해라”는 비문이 쓰여 있다. 얼마 전 장안의 화제가 됐던 ‘100세 인생’의 “90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알아서 갈 테니 재촉 말라 전해라∼”는 내용과 유사하다. 주민들의 주요 식재료는 콩과 삶은 돼지고기, 채소, 해조류 등. 물론 여기서도 ‘소식’은 철칙!

‘100세 시대’가 도래했지만 그 이면은 우울하다. 노인 자살률 증가가 핵심! 강원, 충남, 충북이 특히 심각하다. 전국 최고의 ‘자살 자치단체’라는 꼬리표가 붙은 강원지역의 자살률은 2014년 36.8명(10만명 기준)으로 충남(36.5명), 충북(31.5명)보다 높다. 그 해 전국 평균은 27.8명. 강원 등 3개 지역이 20여 년째 순위를 바꾸며 1~3위를 유지한다. 같은 해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은 충남(76.2명), 강원(75.3명), 충북(65.7명) 순. 2013년엔 충남(90.6명), 인천(89.2명), 강원(85.3명) 순이었다. ‘100세 시대’의 어두운 단면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불로장생(不老長生)’은 인류의 오랜 꿈이다. 그러나 건강이 허락해야 무병장수(無病長壽)도 가능한 법. 강원·충청 노인들의 자살률이 높은 이유가 외로움과 자존심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살률이 낮은 전남지역 노인들은 서로 속마음을 털어놓고 살지만 강원·충청권은 독립적이고 자존심이 강해 감정표현이 서툴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더불어 함께 사는 삶’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된다. 각박한 세상을 사는 ‘100세 시대’의 지혜다. 강병로 논설위원 brka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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