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매거진OFF] 붕괴된 터널서 하정우 명연기
개봉 첫날 관객수 37만 기록
‘부산행’ 등 인기 이을지 주목

▲ 영화 ‘터널’중 한장면

하정우 주연의 영화 ‘터널’이 올여름 한국영화 빅4(부산행·인천상륙작전·덕혜옹주·터널) 마지막 주자로 나선 가운데 앞서 개봉한 세 작품의 흥행기세를 이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매해 여름이면 극장가는 흥행작들의 행렬로 뜨겁게 달아오르지만,올해 극장가는 그 어느해 보다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영화 ‘암살’과 ‘베테랑’이 쌍천만 돌파에 성공하면서 한국영화를 이끌었다면 올해는 ‘부산행’과 ‘인천상륙작전’ ‘덕혜옹주’가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영화 ‘부산행’은 지난 7일 천만관객 돌파를 이룩했다.

올해 개봉한 영화 중 첫 ‘천만영화’이며 역대 14번째 천만영화로 기록됐다. 외화를 포함하면 역대 18번째다.

같은 날 ‘인천상륙작전’은 500만 관객을 불러모았다. 개봉 초기 평단의 혹평을 받았던 ‘인천상륙작전’은 막상 정식 개봉되자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연일 극장가를 점령했다. 특히 미국 주도라고 여겨졌던 인천상륙작전의 성공 뒷편에 한국인들의 보이지 않는 희생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객들의 궁금증은 더욱 증폭됐다.

배우 손예진을 필두로한 ‘덕혜옹주’ 역시 개봉 일주일만에 200만 관객의 선택을 받아 만만치 않은 기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올여름 한국영화 빅4로 손꼽히는 마지막 작품 하정우 주연의 ‘터널’이 지난 10일 개봉,관객몰이에 나섰다.

개봉 첫 날 37만 관객을 모아 기분좋은 시작을 알린 ‘터널’은 평범한 가장 이정수가 집으로 돌아가던 중 무너진 터널 안에 갇혀 고군분투 하는 내용이다.

재난이 일어나기 전 전조 상황을 그리고 재난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를 무시하는 악인이 등장하는 기존의 재난 영화와 달리 ‘터널’은 아무런 설명도 없이 영화가 시작되자 마자 터널이 무너져 내린다.

이후 벌어지는 상황은 이 시대의 한국사회를 그대로 담아낸다. 특종에 눈이 멀어 휴대폰 배터리가 생명과도 같은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심경을 묻는 언론사,터널 안에 갇힌 남편 걱정에 정신을 제대로 차릴 수 없는 아내를 세워두고 기념사진을 찍는 장관과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모습은 낯설지 않아 더욱 씁쓸함을 안긴다.

전작 ‘더 테러 라이브’를 통해 재난영화 대표 주자로 떠오른 배우 하정우는 이번 작품에서도 물만난 고기처럼 관객들을 쥐락펴락 한다. 그동안 ‘범죄와의 전쟁’,‘암살’,‘아가씨’ 등 힘이 들어가 있는 연기를 보여줬던 하정우는 이번 작품에서는 한껏 힘을 뺀,그러면서도 배역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그 속에서 여유와 희망을 잃지 않는 이정수를 보여준다.

쾌조의 출발을 보인 ‘터널’이 올여름 한국영화의 상승세를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세현 tpgus@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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