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등대

뱃사람들의 길잡이가 되던 등대가 마을의 미래를 비추고 있다. 동해안의 등대들은 뱃사람들에게 빛으로 이어진 생명선이다. 어두운 밤 뭍의 빛은 바다 사람들에게 집으로 돌아가는 통로이고 물위의 길인 것이다. 세월이 변하면서 등대는 빛을 보내던 신호에 그치지 않고 빛 아래로 사람을 불러 모으고 있다. 등대의 또다른 발견을 찾아가 본다.
 

▲ 1963년에 세워진 동해 묵호등대는 전국에서도 아름답기로 명성이 자자하다. 사진은 묵호등대 야경 모습.

>>>동해 묵호등대

1963년 해발 67m 2층 구조로 건립
인기 드라마·영화 촬영지로 유명세
‘논골담길’ 조성 명품 관광지 탈바꿈

 

동해시의 묵호 등대는 전국에서도 아름답기로 명성이 나 있다. 1963년 6월 8일 건립돼 항해하는 선박들의 안전 운항에 기여하고 있는 묵호 등대는 해발고도 67m에 자리잡고 있으며 원형 철근콘크리트구조를 이루고 있다.

높이 12m의 내부 2층형 구조를 갖추고 있는 묵호 등대는 바다에서 42㎞ 떨어진 곳에서도 빛이 보여 항해하는 선박의 안전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등대 주변에는 봄이면 개나리가 화사하게 피고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소공원이 조성돼 있다.

작은 해양수산홍보관은 해양수산 변천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고 소공원에서 바라보는 탁 트인 동해안은 입안의 아이스크림처럼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소공원에는 지난 1968년 정소영 영화감독의 작품인 ‘미워도 다시한번’의 주요 촬영지였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2003년 5월에는 ‘영화의 고향’ 기념비가 세워졌다. 특히 지난 2003년 10월에 국내기술로 개발한 프리즘렌즈 회전식 대형 등명기를 설치,항해 선박의 길잡이고 되고있다.

등대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며 걸어가는 산책로에는 출렁 다리가 있는데 이는 지난 2009년 많은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찬란한 유산’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이처럼 아름다운 경치와 영화 촬영지 등으로 유명세를 타자 동해시가 묵호등대를 감성마을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묵호는 지난 70~80년대까지만 해도 오징어와 명태잡이 배들로 만원을 이루었던 동해안의 대표적인 항구도시로 전국에서 어부들이 몰려들어 산비탈에 집을 지으며 살아 등대마을을 형성했다.

그러나 오징어와 명태가 줄어들면서 사람들도 마을을 떠나 현재는 노인들만 남아 쓸쓸한 어촌마을로 전락하고 있다. 이에 시는 지난 2014년부터 묵호 등대마을 가꾸기 프로젝트를 추진,사업비 37억원을 들여 골목길에 벽화를 그리고 카페와 식당,오징어와 명태를 공동으로 가공 판매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었다. 일명 ‘논골담길’이다. 논골담길은 벽화 30여점이 골목 골목을 수놓아 주말이면 수백명씩 찾는 등 연간 35만여명이 찾는 명품관광지로 탈바꿈했다. 주민들도 지역 특산품을 브랜드화하고 축제도 개발하는 등 마을 공동체를 형성해 새로운 삶은 시도하고 있다. 홍성배

 

 >>>속초등대

영금정 앞 위치 속초8경 중 제1경
항로표지 체험 독특·음악회 예정
전국 관광 해양문화공간 자리매김


과거 어민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던 속초 등대가 지역을 대표 하는 관광명소로 재탄생했다.

지난 1957년 처음으로 불을 밝힌 속초 동명동 영금정 앞 돌산 위에 위치한 속초등대는 그동안 어업인의 안전을 책임져 왔지만 현재는 단순한 뱃길 안내의 기능을 넘어 평일 300여명,주말 1000여명 등 지난해 27만여명의 방문객이 찾는 속초 8경중 제1경으로 당당히 자리잡았다.

등탑은 높이가 10m로서 등대가 위치한 절벽 높이 38m까지 합쳐 해발높이는 48m에 달한다. 속초 등대전망대에서 보는 설악산 경관,해안선을 따라 멀리 금강산 자락까지 조망할 수 있는 자연경관이 등대와 잘 어우러져 조화로움을 더해준다.

속초 등대가 새로운 관광지로 주목받게 된 것은 기존 시설을 해양문화공간으로 새롭게 정비해 개방한 결과다.

기존 시설이 낡은데다 편의시설 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속초등대는 지난 2006년 동해지방해양수산청이 국비 40억원을 투자,지상 3층(높이 28m)의 건물과 등대공원을 조성하며 탈바꿈했다. 1층은 사무실과 동력실,2층은 홍보관,3층은 전망대를 설치했다.

2층 홍보관에는 항로표지업무 홍보코너,한국항만 소개 등 홍보 및 학습의 공간이 조성돼 있다.

이에 따라 속초 등대는 고유의 역할을 넘어 관광 해양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부상했다.

특히 속초 등대는 다른등대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점을 갖고 있는데 바로 ‘항로표지의 산 교육장’이라는 것이다.

속초등대는 속초항 방파제부터 시작해서 등부표,조도 무인등대,속초항 등표 등 각종 항로표지를 갖추고 있는데 사람의 발길이 닿는 등대 중 다양한 무인표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은 속초 등대 뿐이어서 항로표지에 대해서 모르는 일반인이나 관리원들의 교육장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직접 항로표지원이 단체관람객 등에게 전망대를 설명하면서 항로표지와 속초등대,주변 관광코스 등을 안내해주고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올해 4월부터 오는 10월까지 넷째 주 토요일 마다 속초 등대 음악회를 개최,방문객들에게 아름다운 등대와 바다를 배경으로 수준 높은 문화예술 공연을 접할 기회를 제공한다.

동해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속초 등대 음악회를 비롯해 속초 등대문화행사를 10월까지 총 6회 진행할 계획”이라며 “등대 고유의 역할을 넘어 다양한 문화예술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주석 jooseo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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