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한길

환동해학회 편집위원장

어제(9.11)는 미국인에게 있어 악몽 같은 날이다.2001년 9월 11일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과 워싱턴의 펜타곤에서 항공기 자폭 테러 사건이 발생했다.이후 조시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은 중동국가 중 일부, 특히 오사마 빈 라덴으로 대표되는 알 카에다와 전투에 돌입했다.이제는 부시도 대통령에서 물러났고 빈라덴도 죽었건만 그럼에도 이 전투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테러와의 전쟁을 표방한 이 전쟁이 지금도 주목받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무엇이 이 전쟁의 최종 목표일까? 몇 가지 주요한 목표가 있었겠지만,필자가 생각하기로는 그 중에 하나는 바로 에너지 전쟁이 아닌가 싶다.석유자원은 곧 고갈된다고 들었는데 아직도 석유는 무한정이라도 될 것처럼 생산된다.그러나 국제원유 가격을 살펴보면 눈치 빠른 사람은 대강은 짐작할 수 있다.

1998년 배럴 당 10달러선에서 머물던(물론 1971년 41달러까지 치솟은 적도 있었지만) 국제유가가 불과 2년 만인 2000년경 30달러 선으로 폭등했고, 때마침 터진 9·11 테러 이후 국제유가는 잠시 하강과 상승을 반복했지만 길게 보면 대체로 20불대에서 점진적으로 상승하였다.그 결과 2008년 1월 사상 처음으로 100달러를 돌파한 후 조정을 받더니 2013년 7월 다시 100달러를 돌파하고 다시 조정을 받고 있다.올해 초 한때 30달러가 붕괴되었지만 지금은 45달러 선으로 다시 상승하였다.

지금 세계경제가 침체기이므로 45달러대이지만,세계 경제가 좋아지면 100달러 돌파는 당연해 보인다.그렇다고 유가 오르는 게 겁이 나 세계 경제가 좋아지지 말라고 기도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국제유가의 상승,그 끝이 과연 얼마일지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엄청날 것이다.

국제유가가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사이 미래의 석유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리라 예상한 눈치 빠른 이들은 신재생에너지에 주목하기 시작했다.풍력,조력,태양광,지열,수소,천연가스 등 온갖 에너지가 될 만한 것들이 연구가 되고,몇 년 전에는 샌드오일sand oil이란 신개념 에너지도 등장했다.더불어 이제는 천덕꾸러기가 된 석탄마저도 다시금 가격경쟁력을 논하기도 했다.

태백시는 한국의 석탄산업으로 인해 태어난 석탄도시,즉 에너지도시이다.1960~70년대에 장성과 황지가 읍으로 커가더니 1980년에는 둘이 통합되면서 태백시가 되었다.1988년에는 석탄생산량이 무려 2430만t에 달했다.이 무렵 태백에는 강아지도 만 원짜리를 물고 다닌다고 했다.그러나 화무십일홍이라고 이렇게 욱일승천하던 태백시가 급전직하했다.지난 6월에는 그나마 남아 있던 탄광마저 구조조정 한다고 하여 광부들이 시위를 하기도 했다.

멀리 내다보면 석유가격이 오를 것은 불문가지이고, 이때 주요 에너지원으로 다시금 각광을 받을 서민들의 주요 에너지는 석탄 외에는 딱히 보이지 않는다.역사는 돌고 돈다.새옹지마, 상전벽해라는 단어들은 당연한 세상살이의 이치를 담고 있는 단어들이다.

에너지도시 태백시의 앞길에, 올해도 어김없이 다가온 8월 한가위의 보름달처럼 환한 미소가 구공탄처럼 피어오르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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