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짜맞춤 기법·간결미 활용 일상 목재가구 제작
‘나무를 디자인하다’ 슬로건
한글·사랑방 DIY 가구 개발
도 산림·동계올림픽 결합상품
방문객 구매 유발 한류 확대

 

우드앤씨티(대표 신지용·사진)는 ‘나무를 디자인하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지난해 창업한 여성기업이다.창업 1년만에 내놓은 상품이 ‘한글 DIY가구’와 ‘사랑방 DIY가구’ 시리즈다.한글 DIY가구 시리즈는 가구를 한글 자음을 본따서 디자인한 것으로 ‘ㄷ’의자와 책상,‘ㅂ’의자와 책상,‘ㅈ’의자,‘ㅉ’의자 등이 있다.이 제품들은 의자 면에 이니셜이나 회사 로고 등을 프린트할 수 있다.사랑방 DIY가구 시리즈는 조선시대 사랑방에서 선비가 책을 놓고 읽던 서안을 옮긴 다용도 ‘앉은뱅이 책상’이 판매되고 있다.

우드앤씨티가 목재를 이용해 가구를 생산하는 기업이지만 일반 기업과는 달리 한글이나 조선시대 사랑방을 주제로 독특한 가구를 생산하는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우드앤씨티 신지용 대표는 2009년 홍천에서 ‘한옥과 문화’라는 기업을 만들었다.신 대표는 수년동안 우리의 전통 건축인 한옥을 공부하고 일을 해왔다.그러던 중 한옥에 담긴 미학과 기술을 풀어내 일상 속에서 사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우드앤씨티를 설립했다.한옥은 친환경재료인 나무,흙,종이를 주재료로 지어진 집으로 이 중 세 요소가 어우러져 집을 만들게 하는 구조체가 나무다.나무를 깍고 다듬어서 수직과 수평이 교차하고 접합되는 다양한 기법으로 조립된다.이렇게 만들어진 집은 간결하면서도 넉넉함을 품는다.우드앤씨티는 한옥 자체가 아니라 한옥의 짜맞춤 기법과 간결미를 모티브로 삼은 것이다.

▲ 생활형 원목가구.우리나라 전통제작 방법인 짜임을 통해 목재를 견고하게 맞추어 형태가 세밀하고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킨 전통가구.왼쪽부터 장식대,서안(다용도 책상),간이 의자.

여기에 강원도의 산림 자원과 2018 평창동계올림픽도 우드앤씨티 창립에 영감을 줬다.강원도는 국내 목재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하지만 아직은 목재를 원자재나 2차가공해 생산,판매하는 정도에 머물고 있다.이때문에 목재를 활용한 6차산업 분야는 아직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금강송과 같이 고가의 목재도 있지만 경제적인 효용가치가 떨어지는 간벌목이나 낙엽송들도 있다.신 대표는 이런 목재들을 활용해 다양한 상품이 개발된다면 버려지는 목재에 경제적인 효과를 불어넣는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신 대표는 이런 강원도적인 산림자원과 2018 동계올림픽을 결합한 상품에 관심을 갖게 됐다.최근 한류 붐을 타고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지에 한류 엔터테인먼트산업이 수출되고 있고 이 때문에 한류 팬들이 우리 문화에 관심을 갖고 소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하지만 이들이 한국 전통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상품이 많지 않다고 판단해 목재를 이용한 상품 개발에 나서게 됐다.

▲ 교육용 원목교재.우리나라 전통제작 방법인 짜임을 교육과 접목하여 창의력과 집중력을 키워주고 연속체계로 이뤄진 구성과 놀이 후에 다시 원래의 형태로 돌아갈 수 있는 원리는 학습 의욕을 높인다.

신 대표는 “목재를 재료로 하고 우리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다양한 상품이 개발돼 전 세계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찾은 방문객들이 사갈 수 있다면 한류 문화의 확대 재생산도 가능하다”며 “목재산업이 강원도의 전략산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드앤씨티가 생산하는 제품에는 최근 소비 트렌드도 녹아있다.요즘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나오고 있는 셀프인테리어족,미니멀리즘 등에 주목했다.이같은 시대적인 트렌드에 맞춰 저렴하지만 간결하고 모던한 DIY가구를 개발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이들 제품들은 요즘 곳곳에 들어서고 있는 한옥에 들어갈 소품 가구로 유용하다.또 한옥의 짜맞춤 기법을 활용한 DIY가구는 누구나 조립할 수 있는 편리성도 갖췄다.

신지용 대표는 “아직 다양한 상품군이 준비돼 있지 않지만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겠다”며 “앞으로 나무라는 소재에 IT기술 등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창조적인 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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