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적으로 음식을 먹지 않거나 끊는 행위.단식(斷食)에 대한 사전적 정의다.의학적으로는 ‘1일 200kcal 미만으로 섭취 에너지를 극도로 제한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한다.체중조절 등을 위해 단식을 하는 경우도 있으나 정치적·종교적 목적으로 행해지는 경우도 많다.인류가 단식을 하게 된 동기와 목적은 참회,기도,신의 명령,질병치료,정신 단련,투쟁,저항 등으로 다양하다.정치인들은 단식을 통해 지지층 결집과 국면 전환을 꾀한다.

한국 정치사에서 가장 유명한 단식은 1983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민주회복,정치복원,직선제 개헌 등을 요구하며 23일 동안 벌인 것으로 ‘역사의 흐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김 전 대통령은 이 단식을 통해 국민적 지지와 함께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 시켰다.김대중 전 대통령의 ‘1990년 13일 단식’도 내각제 포기,지방자치제 도입 등의 성과를 거뒀다.이 외에 2003년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의 ‘노무현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 요구’와 천정배 의원의 ‘자유무역협정 반대 25일 단식’도 유명하다.문재인 전 대표의 ‘2014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특별법 제정 촉구 26일간 단식’도 관심을 모았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안 처리를 주도한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과 대한민국 가치와 대한민국 국회를 지키겠다’고 한 그는 “장난이나 쇼로 단식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한다.그러나 국정감사를 앞두고 시작된 이 대표의 단식은 명분과 실리,정치적 목적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국정을 책임진 집권 여당 대표가 할 행동이 아니다’,‘정치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희화화 시켰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정치 쇼’라는 지적에 대해 이 대표는 “국민에게 예쁜 소리 못 듣는 건 당연하다”면서도 단식을 중단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참으로 무책임한 처사다.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단식을 현 정부의 실정과 미르·K스포츠 재단,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의혹 등을 물타기 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견해를 내놓는다.‘당내 단합과 지지층 결집을 노린 정치행위’로 해석하기도 한다.그러나 대다수 국민들은 ‘협상력과 소통 부족’을 감추려는 ‘꼼수’로 인식한다. 정치적 하책!

강병로 논설위원 brkang@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