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순애

변호사

필자는 변호사로 일을 하다 보니 수많은 질문을 받게 되고,이에 대한 답을 해 주는 것이 변호사의 임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질문을 받다 보면 명확하게 답을 할 수 있는 경우도 있으나,질문이 명확하지 못하여 상담자가 원하지 않는 답을 하는 경우도 있다.

가령 이혼 소송의 상담자가 필자에게 이혼의 소송절차에 대하여 묻는 다면 법적 절차에 대하여 설명을 하여 주는 것이 질문에 대한 답이지만,‘변호사님 제 마음을 저도 잘 모르겠는데 이러한 상황이라면 제가 이혼을 해야 할까요?’라고 묻는 다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질문이 불명확한 경우를 보면 자신의 마음을 아직 정하지 못하였거나,자신의 마음을 자신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에 위의 예에서 필자는 ‘이혼 여부는 상담자가 이혼을 하겠다는 마음을 정하고 변호사에게 오시는 것이지 변호사가 이혼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을 하곤 한다.

의외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자신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자신의 마음을 모르니 자신에 맞는 질문을 할 수가 없게 되고,자신의 마음을 상대방의 답에 따라서 정하려고 하니 결론이 나지 않는 질문에 집착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그러한 경우는 위의 예에서는 경우에 따라서 이혼을 할 마음이 없는데 순간적으로 섭섭함 때문에 상담을 온 것으로 생각하여 현재를 잘 극복하시라고 이야기를 하여 주면 상담자는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돌아가시고 한 참 후에 변호사님 덕분에 잘 살게 되었다고 전화를 받기도 한다.

필자도 개업 초기에 선후배와 친구들을 찾아다니면서 사무실이 잘 되는 법에 대하여 물어 보았는데,추상적인 질문을 하면서 선배님들의 답변을 통하여 진로를 결정하려고 하였더니 답변 또한 가령 ‘시집을 가라’는 필자가 전혀 원하지 않는 답을 들은 적이 있다.

이에 필자는 질문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끼고 사무실 운영과 노하우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질문을 하였더니 질문에 맞는 답이 나왔고,또한 답을 알고 있는 누군가를 소개받게 되기도 하였다.

이에 필자는 상담자가 오면 우선 상담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파악하기 위하여 신경을 곤두세운다. 상담자는 처음 보는 변호사를 만나서 무척이나 긴장을 하는데,상담자가 원하는 적절한 질문을 찾으면 그때부터 상담하기가 훨씬 수월해 진다. 일단 물꼬가 터지고 상대방이 원하는 질문을 하면 그때부터 상담자가 원하는 질문을 하고,이에 변호사는 상담자가 원하는 답을 하면 상담이 종료된다.

상담자가 원하는 질문을 찾을 때까지는 무수한 질문이 필요하고,숙련이 되면 몇 가지 질문으로도 상대방이 원하는 질문을 할 수가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상담자가 자신이 원하는 답을 얻으려면 자신의 마음을 잘 알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수많은 질문을 하여야 한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이랑,실제로 자신이 좋아하고,자신과 맞는 것과는 현저한 차이가 있고,이러한 것 중 제일 중요한 자기 자신을 알려면 무수한 시도가 있어야 하고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자신에 대하여 잘 알고 자신의 욕구를 잘 알아야 상대방에 대하여도 고민할 수 있고,분쟁이 생겼을 때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어 분쟁을 잘 해결할 수 있다. 이에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고 하였고,나 자신을 알려면 끊임없는 질문과 답을 해야 하고 질문을 통하여 자신을 깨닫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알게 되어 부단히 노력하게 되어 진정한 행복에 도달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약력= △성균관대 법학과△제53회 사법시험합격(제43기 사법연수원 수료)△인천·서울지방법원 법원직 공무원 근무△강원도청 징계인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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