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이제 500일도 남지 않았다.유치를 공식 선언했던 2000년 이후 15년 넘게 이어온 각계각층의 노력이 그 결실을 맺을 준비가 한창이다.올림픽이 다가옴에 따라 대회의 성공 개최와 더불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대회 이후 올림픽과 관련된 유·무형 자산의 유산화(遺産化)에 관한 논의도 활발히 진행중이다.역대 많은 동계올림픽 개최지 사례에서 보듯 올림픽 개최의 진정한 성공 여부는 대회 이후 얼마나 지속가능한 지역의 미래 가치를 창출하고 유지할 수 있느냐로 평가된다.따라서 그 핵심은 결국 관광인프라와 콘텐츠 확충을 통한 지역관광 활성화라고 본다.

우선 관광의 핵심은 접근성이다.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수도권과 강원도를 연결하는 고속철도 구축,그리고 중부와 영남권을 연결하는 광역도로 확충은 강원 방문 수요를 더욱 촉진시키는 매개가 된다.또한 양양국제공항으로 입국하는 중국관광객 대상 환승 무비자 기간 연장과 함께 인천·김포공항 입국 중국인들의 관광가능 지역으로 강원도가 포함됐다.이밖에 그 동안 유례없었던 크루즈관광객이 올해 속초항과 동해항으로 입항하기도 했다.모두 평창동계올림픽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여기에 셔틀이나 대중교통과 같은 관광지 접근성 향상을 위한 노력도 병행돼야 함은 물론이다.아울러 숙박,음식,쇼핑,안내 등 이른바 주요 관광접점이라 할 수 있는 인프라에 대한 면밀한 관리와 지속적인 투자도 필수적이다.

두 번째는 다양한 관광콘텐츠 확대이다.천혜의 산악과 바다가 공존하는 강원도엔 올림픽을 계기로 해파랑길,올림픽 아리바우길과 같은 새로운 관광자원들이 조성되고 있으며,잠재성 높은 세계 유일 DMZ생태안보 관광지가 있다.또한 효석문화예술촌,세계문화유산인 영월 장릉,정선의 아우라지 등 문화와 스토리가 맞닿는 관광자원들이 도처에 있다.강원관광 전체 발전을 위해선 배후지를 연계하는 관광테마를 발굴해 올림픽 유산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는 산업생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세 번째는 올림픽 시설 사후활용이다.이 점에서는 올림픽 개최 후 4계절 관광지로 변모한 미국 레이크 플래시드(Lake Placid)의 성공사례에서 보듯이 올림픽 사후시설을 통합관리하는 시스템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아울러 출전 선수들과 경기에 얽힌 흥미로운 스토리텔링과 방문객 체험시설 마련 등 다채로운 용도로 활용하기 위한 많은 아이디어들도 모아져야 할 것이다.특히 축제 끝난 캠퍼스처럼 올림픽의 열기가 쉽사리 식어버리지 않도록 하려면 이 시설들을 활용한 다양한 문화행사를 지속 개최함이 필수다.‘관광1번지’ 강원도에 이렇게 ‘문화’를 입히는 마케팅이 잘 통하면 특히 수도권의 방문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된다.

끝으로 매력적인 관광목적지로서 차별화된 지역이미지 창출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친절’이다.아무리 성공적인 대회를 치루고 훌륭한 시설을 갖춰도 ‘사람’에 대한 실망은 방문객들로 하여금 다시 오게 할 수가 없다.프랑스,일본,싱가포르 등지에서 대대적인 서비스 개선과 친절 캠페인을 장기간 펼쳤던 것도 결국 진정한 관광경쟁력은 관광인프라 위에 ‘친절’이 더해질 때 완성된다는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겠다.

지난 리우올림픽은 재정난에 불안한 정국 등으로 아쉬움을 남겼다.하지만 성공리에 치러진 개·폐회식을 보며 돈을 덜 들이고도 좋은 사례를 이룰 수 있다는 교훈도 남겼다.리우를 반면교사 삼아 이제 500일도 남지 않은 올림픽의 성공 개최와 함께 후세에도 지속가능한 올림픽 유산 창출을 통해 새로운 사회적, 경제적 기회를 찾아내는 데 각계가 지혜를 모으고,무엇보다도 강원도민은 물론 전 국민들의 깊은 관심과 뜨거운 참여가 이뤄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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