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순삼

한국은행 강원본부장

최근 OECD는 35개 회원국들의 생활환경을 엿볼 수 있는 ‘한눈으로 보는 사회 2016(Society at a Glance 2016)’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우리나라는 국민소득,기대수명 등은 비교적 양호했으나 노인빈곤율,자살률 등은 상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그 중에서도 취약 청년층이라 할 수 있는 니트의 비중이 OECD 회원국 중 7번째로 높아 우리나라 청년고용 문제의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니트(NEET)란 취업하지 않은 상황에서 교육이나 취업을 위한 직업훈련도 받고 있지 않는(Not in Education,Employment or Training) 청년층을 의미한다.니트 중에서도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 니트가 더 문제가 되는데 우리나라는 이러한 비경제활동 니트의 비중이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나 지난 국정감사에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OECD 니트 통계에서 입시학원 등에서 교육을 받거나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 위해 취업을 미루는 청년층을 제외할 경우 우리나라의 니트 비중이 다소 줄어들 수 있겠으나 니트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사실이 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가장 활동적이고 적극적이어야 할 청년층에서 무기력한 비경제활동 니트,특히 은둔형 외톨이 류의 니트족이 많다면 우리의 미래는 암울해질 수밖에 없다.

니트에 대한 지역별 통계는 없지만 청년실업률이 높고 고용률이 전국 최하위 수준인 강원지역은 청년 니트의 비중도 우리나라 평균을 크게 상회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필자가 경제활동인구에서 취업자와 취학 인구를 빼는 방식으로 니트 비중을 산출해 본 결과에서도 강원지역의 니트 비중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나라 니트에는 여타 OECD 국가와 차별되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첫째 저학력 니트의 비중이 높은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고학력 니트의 비중이 높다는 것이고 둘째 여성 니트의 비중이 결혼 이후 급격하게 증가한다는 것이다.우리나라의 높은 고학력 니트 비중은 정규직과 비정규직,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고착화된 가운데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든데 주로 기인한다.최종학교 졸업 전 취업 비율은 감소하는 반면 졸업 1년 이후의 취업 비율은 증가하고 있어 청년층이 노동시장 진입을 지체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여성 니트의 비중이 결혼 이후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은 출산,육아 등을 위한 여성의 노동시장 이탈에 주로 기인한다.그러나 여타 국가에서도 조건은 동일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러한 현상이 우리나라에서 유독 강하다는 사실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청년 니트가 늘어날수록 지역경제는 활력을 잃을 뿐만 아니라 미래의 희망도 사라지게 되므로 우리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겠다.고학력 니트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해 과잉교육을 지양하고 교육에서 취업으로의 원활한 전환을 유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서비스산업 활성화,중소기업 근로조건 개선 등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하는 노력도 지속돼야 한다. 고용관련 지원금이 여타 제도에 비해 해당계층의 고용을 촉진하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점을 감안,니트 문제 해결을 위한 과감한 재정 투입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일·가정 양립 환경 구축 등 결혼 이후 여성 니트의 급증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도 강화돼야 한다.청년 니트 문제는 정책당국뿐만 아니라 전 사회구성원의 적극적인 노력과 배려가 합쳐져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청년층이 니트로 전락하지 않도록 경제주체들의 관심과 실천이 중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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