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군은 ‘인제 가면 언제 오냐’는 속담 아닌 속언이 만들어졌던 지자체이다.인제군이란 이름에서 연유하는데,현지 주민들이 전하는 말로는 한국전쟁 당시 이와 관련한 실화가 있어서 이로부터 이 말이 유래한다고 강조한다. 인제군이 자랑하는 관광자원으로 설악산이 있다.그런데 이 설악산이란 것이 하필이면 인제군 단독이 아니라 속초시와 양양군과 고성군 일대에 걸쳐 있어,인제군 것이라 하기도 뭐하다.실제 설악산과 관련하여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속초시를 언급하곤 한다.

금주에 10월 26일이 있었다.이 날이 오면 1979년의 그 날이 생각이 난다.이로부터 한국의 최근세사가 변혁의 소용돌이로 빠져들었다.10년 세월이 흐른 어느 날 인제군 백담사가 전국적인 관심사가 되었다.백담사가 있는 곳이 용대리인데 이 지역은 황태로 유명한 곳이다.이 지역에서 생산하는 황태가 전국 생산량의 70%대를 점유한다.

황태는 명태를 가공하여 만들어진다.명태는 동해안에서는 비리지 않는 생선이라 하여 제사상에 오를 정도로 인기 있는 어물이다.그렇다 보니 명태를 활용한 각종 산업이 발달하여 명태로부터 16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는 속언도 생겨났다.찢는 사람,노가리 가공하는 사람,찌개를 만드는 사람,할복하는 사람,명란을 취급하는 사람,이런 사람,저런 사람 등등.그 중에 명태를 말리는 사람이 있다.

말린 명태를 황태라 하는데,무턱 대고 말린다고 모두 황태라 하지는 않는다.노란 빛이 나는 말린 명태를 황태라 하여 노란 빛이 나지 않는 북어와는 구별을 한다.사실 명태만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생선도 없다.선태,동태,망태,조태,왜태,애태,강태,간태,막물태,은어바지,섣달바지,동지바지,건태,매가리,북고어,더덕북어,북태,애기태,노가리,동건태,반태,생태,난태,꺽태,춘태,동지태,북양태,연안태,낚시태,조태,연승태,그물태,코다리,구태,신태,백태,깡태,무두태,낙태 등등 그 외에도 무수히 많다.

10여 년 전부터 인제군을 비롯하여 한국의 황태산업이 위기에 처했다.왜냐? 동해안에서 명태가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명태가 잡혀야 황태를 만드는데 명태가 잡히지 않으니 황태를 만들기 어려워졌다.그래서 러시아에서 명태를 수입하여 부산항으로 들어오면,이 명태를 강원도로 수송하여 황태를 만들고 있는 게 오늘날의 현실이다.

2014년 해수부는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살아 있는 명태 한 마리를 갖고 오면 50만원이란 현상금까지 내걸었다.그와 같이 험난한 과정을 거쳐 올해 10월 명태 씨받이에 성공했다.세계에서 처음 개발한 기술로서 관계당국에 따르면 2018년부터는 대량생산이 가능하다고 한다.

살다 보면 슬픈 날도 있고 기쁜 날도 있다.인제군이 자랑하는 황태산업이 2010년대 들어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지만 이제 다시금 황태산업이 부활할 단초가 생겨났다.황태산업의 핵심은 좋은 먹거리 개발에 있다.‘많이 먹기는 명태이지만, 맛있기는 황태’라는 말이 있듯이,명태보다는 부가가치가 높은 게 바로 황태이다.한때 황태라면이 개발된 적이 있었다.이처럼 다양한 먹거리 개발로 황태 수용층의 저변을 넓혀서 누구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먹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전국적으로 황태를 생산하는 곳은 강원도 이외에는 없다. 따라서 황태는 강원도의 대표 먹거리이다.그렇다면 2018동계올림픽에서도 강원도의 먹거리 대표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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