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성용

한국수달연구센터장

어느 가수의 노랫말처럼,한강 하구에서부터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강원도의 북한강과 남한강을 만나게 된다. 북한강을 거슬러 오르면 금강산 옥발봉이라는 발원지에 도달하게 되고 남한강으로 거슬러 오르면 태백의 검룡소라는 발원지에 당도한다. 그곳에서 시작된 어느 작은 물줄기가 장장 500여 km를 흘러가면서 수많은 우리 국민들의 목마름을 아낌없이 해소시켜 준다. 필자는 수달이라는 동물의 생태연구가 전공이어서 평생 강을 따라 다니는 일을 한다.

강원도에는 구비치는 계곡과 깨끗한 강물이 어우러져 기기묘묘한 절경을 이루는 곳이 수도 없이 많다. 높은 산은 깊은 계곡을 만들어 주고 넓은 숲은 풍부한 물을 흘려보내 항상 깨끗한 강물이 흐르게 해준다. 그래서 강원도의 강물은 모두 깊고 힘차게 흐른다. 이처럼 산과 물은 서로 다른 존재가 아니라 동전의 양면처럼 연결되어 있는 자연물이다.

흔히 어떤 높은 산들에 대해서는 다소 경건한 의미까지 부여된 멋진 이름으로 불러줄 때가 많다. 하지만 강에 대해서는 단지 깨끗한 식수를 공급해주는 중요 공간 정도로만 생각하던 경우가 많다. 강원도의 강은 세계 유일의 DMZ를 품고 있고 역사·문화적 명소들이 즐비한 명품 물길이다. 최근에는 강변을 따라 자전거 문화가 확산되면서 새로운 강 문화 경험도 생겨나고 있다. 다행히 강원도에는 강 환경을 다루는 여러 단체뿐만 아니라 그림,시,문학작품과 같은 다양한 예술활동을 강에 접목시키면서 독창적인 강 문화를 써내려가는 문화예술단체도 있다.

강에 대한 문화적 경험들은 자연생태라는 주제와 자연스레 융합하여 결국 강을 더욱 건강하게 하고 스토리를 만드는데 일조할 것이다. 그러면 강원도의 강은 단순한 물 이용의 공간을 넘어서 더욱 고급스런 자연문화자원으로 재탄생 될 것이고 우리에게 오랫동안 혜택을 나눠 주는 최고급 자연문화유산이 되어줄 것이다.

조선시대 성리학자인 김수증 선생은 1682년 당대의 화가 조세걸에게 요청하여 화천의 멋진 계곡 풍광이 담긴 ‘곡운구곡도’라는 실경산수화 작품을 완성해낸 바 있다. 지금도 그 작품은 우리 후손 대대로 전해지며 강원도 산과 강의 아름다움을 널리 홍보해 주고 있다. 자연과 문화가 서로 융합한다면 고유한 강원도의 자연문화유산으로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음을 능히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뿐만 아니라 세계의 많은 국가에서도 이미 자신들의 강 문화를 유명한 관광자원으로 만들어가면서 막대한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음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제 강원도의 강 또한 자연과 문화가 융합된 최고급의 미래 자산으로 발전시켜나갈 필요가 있지 않을까. 강 문화에 대한 새로운 미래 안목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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