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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의 현실과 국민안전을 위한 바람

이흥교 2016년 11월 09일 수요일
   
▲ 이흥교

도소방본부장

11월 9일,오늘은 제54회 ‘소방의 날’이다.재난현장 등에서 도민의 안전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 해온 소방가족들이 서로를 격려하고 안전을 다짐하는 뜻 깊은 하루를 보내게 된다.

올림포스 최고의 신,제우스의 뜻을 어기고 인간에게 불을 전해준 프로메테우스는 코카서스 산 바위에 쇠사슬로 묶인 채 독수리에게 간을 매일 쪼아 먹히는 벌을 받는다.독수리가 쪼아 먹는 만큼 그의 간은 스스로 재생되어서 죽음보다 더 한 고통이 반복되었다고 한다.인간에게 불을 전해준 프로메테우스의 용기와 값진 희생이 생명존중의 가치를 몸소 실천하는 119의 정신으로 이어졌다는 믿음을 가져본다.프로메테우스의 그 기나긴 고통은 헤라클레스의 도움으로 벗어날 수 있었다.

사라짐을 막는다는 소방(消防)은 프로메테우스가 전해준 불씨가 재앙으로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조직되었으나 오늘날 교통사고부터기상이변에 의한 자연재난과 원자력,유해화학물질사고,초고층·지하 건물화재,가스폭발,테러 등을 비롯한 모든 재난에 대응하는 국민의 신뢰가 가장 높은 공공조직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단일한 국가체제인 경찰과 달리 소방은 중앙과 지방의 이원화된 신분과 관리시스템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중적으로 지휘·감독을 하여 혼선과 비효율적 조직운영의 문제를 안고 있다.소방예산 부담기피로 인해 심화된 인력부족과 열악한 근무환경은 소방력 약화를 초래함으로써 화재 등 재난현장에서 순직하거나 부상을 입는 안타까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더 나아가 자치단체별로 소방서비스가 균등하게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해 지난 2014년 세월호 사고로 국가안전망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전국의 소방공무원과 의용소방대원,소방관련 단체 및 학회 등에서 지휘권일원화를 위한 ‘소방청 신설’과 소방사무를 국가예산으로 부담하는 ‘소방 국가직화’의 필요성을호소하였음에도 반영되지 않아 100만 소방가족 들의 실망과 허탈감은 컸다.

다행히 소방재원 확보를 위해 담배세에 부과하는 개별소비세액의 20%를 소방안전분야에 사용토록 한 소방안전교부세가 2014년 말 신설되어 노후장비교체와 안전장비 보강에 중점투자하고 있으나 올해 담배세 중 소방투자액은 약 3600억원으로 전국 소방총예산 3조9500원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으로 향후 소방청사 신축·인력증원·후생복지 등 소방사무 운영에 필요한 재원확보를 위해서는 소방안전교부세의 비율을 높여 나가거나 개별소비세 전액을 소방안전교부세로 전환하여 소방예산을 대폭 확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여야 한다.

건축물 등에 대한 안전관리강화,소방산업 육성과 소방기술 선진화,실효성 있는 화재예방 정책실현,강력한 재난대응 등 소방정책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 중앙소방본부를 ‘소방청’으로의 승격과 ‘국가사무화’하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재난현장 활동 중 다친 몸은 잘 치료를 받으면 회복되겠지만 생사고락을 같이 한 동료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살려야 하는 생명을 소생시키지 못한 책임감 그리고 참혹한 사고 수습과정에서의 정신적인 충격(PTSD)은 마음의 병이 되어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

소방관들이 건강하고 안전해야 국민의 안전도 보장될 수 있다.참을 수 없는 고통 속에 괴로워하던 프로메테우스에게 헤라클레스가 있듯이 소방의 현실적인 문제점을 해결해 주는 헤라클레스가 나타나주기를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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