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민병희 도교육감

▲ 민병희 도교육감

모두를 위한 교육에 늘 따뜻한 응원을 보내주시는 도민 여러분,나라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답답하고 분통이 터집니다.그제 광화문 광장은 물론 방방곡곡,나아가 해외 30여 도시에서도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도도한 분노의 함성이 출렁거렸습니다.아기와 함께한 젊은 부부,초등학생부터 청년 학생들까지,서울 시민은 물론 전국에서 버스로,열차로,비행기로 동참한 국민들, 참으로 엄청난 인파였습니다.말 그대로 역사의 격랑(激浪)이 일고 있는 거리에서 저는 또 다른 이유로 하루라도 빨리,어서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글피가 2017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기 때문입니다.수험생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부모님과 선생님들은 또 얼마나 걱정하고 힘들어 할까.정말 이러려고 입때까지 준비하고 뒷바라지하고 노심초사해왔는지 괴롭기 그지없겠지요.‘학교’를 뜻하는 ‘스쿨(school)’은 그리스 말 ‘스콜레(schole)’에서 왔는데,여러 해석이 있지만 그 중 하나는 ‘삶을 즐기는 곳’입니다.사랑 받아본 사람이 사랑도 할 줄 안다고,지금 행복한 아이가 앞으로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이런 생각으로 우리 강원의 아이들이 ‘학교는 즐거운 곳’이라는 걸 경험하도록 해주려 노력하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있어 미안한 마음이 컸는데,시국까지 이렇게 어수선하게 돼서 더욱 참담합니다.

도민 여러분,17일엔 도내 44군데 시험장에서 1만5615명의 수험생이 시험을 치릅니다.도교육청은 지난 10월부터 시험장 배치라든가 문답지 운송 및 보관 계획,방송,보건실,화장실 등의 시설 점검을 마쳤고요,지난주에는 18군데 시·군을 돌며 수험생 응원 문구를 적은 펼침막이 도교육청에 이르렀습니다.저도 ‘잘 보든 못 보든 모두가 자랑스러운 강원의 사람들’이라 적었습니다.이제 내일이면 수능 문답지가 시험지구 교육청으로 오고,모레는 수험표 배부와 수험생 유의사항 전달이 있습니다.어디서 시험을 치르는지 시험장을 찾아보는 수험생도 있겠군요.같은 때,우리는 방송시설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수험생이 불편 없이 최선의 결과를 내도록 도와 줄 시험실 감독관 회의를 진행할 겁니다.

강원교육의 자랑인 수험생 여러분,여러분은 이제 17일 8시 40분부터 여러분 인생에서 잊히지 않을 시험을 시작합니다. 올해 수능은 예년보다 일주일 늦은데,그 까닭이 마치 17을 겹치게 하려 그런 듯이 좋은 일이 많을 것 같아요.좋은 날을 택해 즐기는 ‘이름난 날’을 명절(名節)이라고 하죠.따분하게 반복되는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는 설이나 추석같은 날 말이죠.이참에 글피 앞으로 다가온 수능시험을 설레는 명절로 기다리는 것은 어떨까 제안해 봅니다.시험장은 나를 위해 깔아놓은 멋진 멍석이 되고,여러분은 거기서 그동안 쏟아온 노력과 정성을 맘껏 펼치는 겁니다. 신명나게 한 판 즐겨 보세요.공자도 말했잖아요.“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고! 그동안 배움에 매진해 온 수험생,뒷바라지해 주신 학부모님과 현장의 선생님께 깊은 고마움과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모두를 위한 강원교육은 도민 모두의 행운을 빌며 뜨겁게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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