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욱환

평창문화원장

인문지리학의 선구자이며 실학사상가인 이중환 선생은 그의 저서 택리지에서 강원도 평창 땅은 한 때 난리를 피하기에는 좋은 곳이나 오랜 세월 대를 이어 살기에는 적합하지 못한 곳이라고 저술하였다. 그는 30년이라는 긴 세월을 조선 전 지역을 답사하며 지리·경제·사회 등 다양한 분야를 세부적으로 조사 연구하였고 특히 풍수와 풍속,인심과 물화의 생산 및 집산지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그 유명한 택리지(1751)를 발간하였다.이 책은 조선후기 최고의 인문지리서로 평가받고 있으며 26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조선시대의 지리와 문화,세시풍속 등 사회상을 연구하는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있다.그러나 시대의 변천과 역사의 흐름에 따라 이중환 선생의 주장과 조사내용이 모두 옳은 것만은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다시 말해 평창은 난리를 피하기에도 좋을 곳일 뿐 아니라 사람이 대를 이어가며 살기에는 더욱 좋은 곳이며,세계인의 축제인 동계올림픽을 치르기에는 더더욱 적합한 땅이라 고쳐서 써야한다는 얘기다.

평창군은 HAPPY700이라는 BI가 의미하듯 인간의 생활은 물론 동식물의 생육에도 가장 적합한 땅임을 자랑하고 있다.특히 한국관광공사와 네티즌이 선정한 2015년 가장 가보고 싶은 여행지 베스트 1위와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2016년도 세계에서 가봐야 할 여행지 52곳 중에서 35번째로 뽑히기도 하였다.그만큼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며 세계적인 관광 휴양도시로 각광받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그 중심에는 4만5000여 군민의 눈물과 열정 그리고 희생과 헌신이 있었으며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평창을 아끼고 사랑하는 향토애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필자도 평창에서 태어나 고향을 지키며 살지만 평창군민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세 번의 도전 끝에 유치에 성공한 동계올림픽도 그렇거니와 가산 이효석선생의 문학 혼을 일깨워 효석문화제를 전국 우수축제로 발전시킨 불굴의 저력에서도 읽을 수 있다.

이제 첫돌을 맞이한 평창백일홍축제의 대성황은 물론이며 오대산문화축전을 비롯 송어축제,눈꽃축제,평창더위사냥축제,둔전평농악,황병산사냥민속 등 8개 읍 면에 고루 분포돼 있는 지역축제와 전통민속을 육성하고 대관령국제음악제,청소년오케스트라 등 전통과 현대문화를 접목하여 450여일 앞으로 다가온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차분하게 준비하고 있다. 그 내면에는 주민들의 주인의식이 강하게 작용하는 이유도 있지만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한 문화올림픽으로 개최하여 낙후된 지역발전을 앞당겨보자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온 나라를 시끄럽게 한 최순실 사태로 인해 올림픽예산이 삭감된다는 여론으로 불안감이 증폭하지만 세 번의 도전 끝에 유치를 성공시킨 불굴의 정신으로 재무장하여 평창올림픽을 반드시 성공한 문화올림픽으로 개최해야 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한 올림픽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친절·봉사·청결·질서 등 문화시민 의식을 실천하고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폭넓게 보여줌으로서 깊이와 격조 높은 문화올림픽을 실현해야 성공한 올림픽으로 기록될 것이다.

265년 전의 실학사상가 이중환 선생을 이즈음에서 떠올려 보는 것은 평창동계올림픽이 성공 올림픽으로 개최되어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고,강원도와 평창군이 변방에서 벗어나 살기 좋은 고장으로 발전하여 많은 사람들이 터를 잡아 찾아들기를 기원하는 것이며 이중환 선생이 택리지에 저술한 내용이 그만의 기우에 그치는 기록이기를 진실로 바라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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