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덕

강릉문화재단 사무국장

그렇게 강남 1970의 시대를 거치며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을 맞이하는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답니다.로빈훗과 홍길동처럼 군도,민란의 시대도,국제시장을 거쳐 범죄와의 전쟁이나 화려한 휴가까지 모두들 거칠게 겪어야 했습니다.우리 젊은 날의 초상들은 은밀하게 혹은 위대하게 티파니에서의 아침을 맞이하고 싶었지만 브릿지 존스의 일기나 베이비처럼 수상한 그녀나 라푼젤을 다시 만나는 일은 맨발의 꿈과 같은 일이었답니다.

인터스텔라 같은 일상 속에서 변호인이나 왕의 남자 같은 다양한 관상의 베테랑들을 겪은 사람들.그들도 1번가의 기적 같은 삶을 알고 있었을까요? 로마의 휴일이나 7번방의 선물보다 도둑들이나 타짜가 되어 바람과 함께 사라지거나 신세계로 떠나고 싶어 했습니다.그러나 그들도 결국 봄날이 가듯이 그렇게 흘러가 캐리비안의 해적이나 밀정이 되어 어느 날 갑자기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처럼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외치며 순수의 시대를 그리워하겠지요.

올 여름 우리는 냉정과 열정사이를 격하게 경험했습니다.거꾸로 가까이 돌아서 주몽처럼 최종병기 활을 쏘며 ‘할 수 있다’는 부활의 땅 브라질의 영광을 환호했답니다.그리고 마치 시간이탈자처럼 째깍째깍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들,겨울왕국 평창에 태극기 휘날리며 드디어 내년이면 설국열차를 띄워야 할 때입니다.태백산맥과 아리랑 사이에 서서 가을동화와 겨울연가를 부르며 마침내 국가대표가 되어 웰컴 투 동막골을 외쳐야 하는 시간이 된 것이지요.

이웃나라 와호장룡과 적벽대전의 붉은 수수밭,철도원과 러브레터까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온갖 상상력으로 또 다른 세상을 주고받으며 주몽과 태왕사신기의 스토리를 세계의 안방으로 대장금처럼 잘 차려 보내야 하겠지요.

건축학개론의 아련한 감성으로 각시투구꽃의 비밀을 풀 듯 가비를 마시며 너는 내 운명이라고 하거나 ‘예전부터 계속 좋아했어’를 세계어로 외치며 맛있는 인생으로 풀어보고 싶네요.그 밥상에는 백설공주와 신데렐라,피터팬이며 해리포터,메밀꽃 필 무렵의 동이와 동백꽃의 점순이까지 스토리의 주인공들이 다 초대되었으면 합니다.재크와 콩나무의 씨크릿 가든에서 브래멘음악대가 거리를 횡단하며 연주를 해도 좋겠네요. 골목골목마다 예술과 신화의 이야기가 수런수런, 음악과 몸짓들도 풍경처럼 울려 퍼지는 영혼의 카니발이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다시 겨울연가를 멋지게 그려낼 수 있을까요? 세계인들에게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을 여러 차례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복고풍이 유행하는 이즈음 카페 소사이어티에서 자연의 깊은 울림들을 담아낸 ‘봄날은 간다’처럼 강원도의 힘을 담아낼 축제를 흐르는 강물처럼 그렇게 유려하게 만들어가리라 믿습니다.

2년 후의 우리는 아바타로 살게 될까요? 아이언맨으로 살게 될까요? 아무리 첫사랑의 노트북이 수명을 다해도 스토리는 영원히 녹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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