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순애

변호사

2009년에 개봉한 ‘타인의 취향’(감독 아그네스 자우이)은 필자가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이다.

순전히 영화 제목에 호기심이 있어서 영화를 봤는데,영화 주인공은 젊고 아름답고 멋있다는 편견이 있었던 나에게 배가 나온 중년의 아저씨와 예쁘지 않는 중년의 여배우가 주인공이라는 사실은 충격 그 자체였다.그런데 영화를 끝까지 보게 되면 남자 주인공은 누구보다 멋있고,여자 주인공은 누구보다 아름답다.

영화의 내용은 예술에 무지한 남자가 연극을 하는 여인에게 첫눈에 반하여,그 여인과 함께하려고 그 여인이 좋아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여인과 함께 연극과 음악 미술 등을 많이 보고 일상을 공유하고,여인의 주변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다 보니,어느덧 남자 주인공 그자신이 진심으로 연극도 좋아하게 되고,자신만의 취향이 생겨서 여인이 없어도 스스로 미술관에서 그림을 감상하는 등 진심으로 예술을 사랑하게 되는 내용이다.

여자 주인공은 처음에는 예술에 무지한 아저씨를 무시하면서 순전히 자신 때문에 예술을 좋아하는 줄 알고,남자 주인공이 자신의 친구들에게 그림을 비싸게 사는 등 이용을 당하는 모습이 안타까워 자신의 친구들을 멀리 하라고 하는데 남자 주인공은 자신은 진심으로 그 그림을 좋아한다고 이야기를 한다.

이 영화를 보고 생각하여 보니 나도 친구나 연인 등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에 관심을 생기고,일단 한 번 관심을 가지면 자세히 보게 되어 나도 친구나 연인이 관심을 갖던 것이나 사람을 같이 좋아하기도 한 적이 많아서 공감이 많이 되었다.

미술관도 처음에 가면 아주 재미가 없는데,그림에 대하여 설명을 듣고 작가의 삶에 대하여 이야기를 들으면 그 그림이 더 좋아지게 되고,한 그림이 좋아지게 되면 다른 그림에도 관심이 가고 다른 작가의 이야기도 듣고 싶고 그림도 보고 싶다.그림은 명작이라고 해서 나한테 다 좋은 것이 아니고 무명작가의 작품도 나에게는 명작인 그림이 있다.그래서 아는 것이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좋아하는 것이 즐기는 것만 못하다고 하는 말이 이런 말이구나 싶을 때가 많다.

요즘은 혼자 사는 인구의 비율도 높아지고 혼술,혼밥 등 혼자서 하는 것이 전혀 부끄럽거나 창피한 일이 아닌 일이 되었다.

필자도 고시공부를 오래해서 혼자 밥 먹고,영화도 보고 여행도 다니는 것이 익숙한 편이라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이 큰 부담으로 다가오곤 한다.

그런데 혼자 다녀도 나와 같이 고시 공부하는 친구랑 잠깐 만나서 차를 마시면서 힘들고 외로운 상황을 공유하고 이야기를 하면 친구와 헤어지고 나서도 마음이 든든하여 혼자 다니는 것이 힘들지 않았다.

‘타인의 취향’이라는 것은 필자가 느끼기에는 사람들 사이에 ‘공감’이 아닐까 한다.

타인에게 공감을 하면 그 사람을 이해하게 되고,그 사람이 그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이해가 되면 화를 낼 일도 말로 잘 해결할 수가 있다.

내가 그 사람을 이해하게 되면 그 사람 또한 나를 공감해주려고 노력을 하게 되어 결국은 서로 마음을 다칠 일이 별로 없다.사람이 다르다는 것은 절대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야 그 사람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가 있는 것이다.

마라톤도 절대 혼자 달리면 완주할 수 없듯이 인생을 길게 보면 절대로 혼자서는 멀리 가지 못한다.힘들고 외롭고 지칠 때 가족,친구나 동료가 따뜻한 위로의 한 마디 해주고,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은 같이 좋아해주고,힘들 때 곁에 있어준다면 험난한 인생 좀 덜 힘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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