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정의당(1981.1)→민주자유당(1990.1)→신한국당(1996.2)→한나라당(1997.11)→새누리당(2012.2).‘보수주의 가치’를 내건 우파정당이 걸어온 길이다.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과 이회창·조순씨,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이 차례로 당을 이끌었다.5명의 대통령을 비롯해 많은 보수정치인을 길러낸 이 당은 확실성과 안정성을 좌표로 우리사회의 점진적인 개혁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지나친 기득권 수호로 ‘수구 꼴통’이라는 비판도 없지 않았지만 정치적 스펙트럼을 확장시켰다는 데는 이론이 없다.

새누리당은 당헌 제2조를 통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기본이념으로 인권과 정의가 구현되는 사회,개인의 자유와 창의가 발현되는 사회,중산층이 두터워지는 사회,소외계층의 생활 향상을 위해 자생적 복지정책을 추진하여 사회양극화가 해소되는 사회를 추구하며, 실용주의 정신과 원칙에 입각한 통합과 조정의 리더십으로 합리적인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고,세계와 함께하는 인류공영의 정신과 빛나는 우리의 고유문화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평화통일과 21세기 선진 일류국가를 창조할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선언했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참 보수’의 모습이다.당 윤리강령 제1조(목적) 첫 문장도 “깨끗한 정치풍토 조성과 지도층의 도덕적 책무 실천에 솔선수범함으로써 국민에게 꿈과 믿음을 주는 참정치를 구현하겠다”는 다짐으로 시작한다.지금 새누리당의 모습은 어떤가. 통합과 조정의 리더십은 사라지고 합리와 변화, 혁신은 실종됐다.평화통일은커녕 신냉전체제에 따른 돌발적 위기상황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아프리카 후진국보다도 못한 국정 운영으로 ‘국격’은 나락으로 떨어졌다.정의,자유,창의는 그 가치를 상실했다.

박근혜 정부와 이 정부를 뒷받침하는 새누리당은 참담하다.보수의 핵심 가치인 ‘명예’와 ‘체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박근혜당’으로 전락한 패거리 사당(私黨)에 지나지 않는다.오죽하면 박근혜 정부 내내 ‘친박’,‘진박’,‘짤박’,‘비박’ 등 ‘박’타령에 골몰했겠는가.보수는 보수다워야 한다.명예를 목숨처럼 여겨야 한다.스스로 만든 당헌과 윤리강령을 백안시 하고 ‘사당(私黨)’의 길을 걸은 결과가 현재의 모습이다.쇄신과 혁신의 깃발을 다시 들지 않으면 ‘보수’는 끝이다.

강병로 논설위원 brka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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