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
외로움만 서성이는 초겨울 해변
바닷새도 외로워
날았다 앉았다 한다
산에는 눈발이 날리고
들에는 억새솜 날리고
숲에선 새떼가 날으고
모두 겨울에 얼굴이다
이 해도
외쪽 달력이 넘어가면
살픈 꼬리를 감칠텐데
해변에서 인생을 토닥인다
하얀 물결이 나비되어
가슴에 와 앉는다
세상사가 운해에 잠길 때는
파도에 번뇌를 헹구어 내자
최동희·강릉시 보래미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