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예현

한국여성수련원 원장

“원장님,틀렸어요! 소화기 사용,다시 해보세요.” “네,죄송합니다.”

한국여성수련원에서 근무하면서 직원이나 전문가들 앞에서 야단을 맞을 때가 있다.바로 안전교육을 받을 때이다.평소 소화기 사용법을 안다고 자부했지만 이론과 현실은 달랐다.

안전교육의 날,화재 현장에 있다고 가정하고 신속하게 소화기를 사용해보려니 쉽지 않았다.소화기를 떨어뜨린 적도 있고,핀을 뽑지 않은 상태에서 분사를 시도한 적도 있다.이럴 때면 일부 직원은 웃음을 억지로 참느라 고개를 푹 숙이고,일부는 원장이라고 봐주지 않고 거듭 시연을 시킨다.민망하기도 하고 시험을 치르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절대 “대충 넘어가자”는 말을 하지 않는다.작은 부주의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화재의 경우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추운 날씨와 아침·저녁 기온차이로 난방기구 사용량이 증가하면서,한국여성수련원의 최대 관심사도 ‘화재 예방’이다.시설 담당자들이 건물 안팎을 점검하고,교육생들에게는 담배를 피울 경우 야외에 마련된 지정 흡연실로 이동해줄 것을 권유한다.

또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안전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일부 교육생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화재 예방 포스터도 만들고 교육도 받았다”며 본인이 이미 모든 것을 숙지했다고 말한다.하지만 막상 전문가를 초빙해 강의를 진행하면 반응이 달라진다.전문가 조언을 듣고 당장 본인의 집 상황부터 떠올려보면,곳곳에 화재 위험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는 뜻이다.

“우리 집 곳곳에 지뢰가 있었다”며 농담 삼아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교육생도 있고,“어린이들에게 가장 먼저 해야 할 교육은 화재예방법”이라는 의견도 나온다.강릉소방서의 최광모 소방관 등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의 강의는 교육생들로부터 “매우 유익하다”는 호평도 받고 있다.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주요 교육 내용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전기 과부하를 막기 위해 쓰지 않는 콘센트는 뽑아두고 문어발식 연결을 하지 않는다.둘째,가스로 음식물을 조리할 때 자리를 비워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조리 후 반드시 가스밸브를 잠그고,가스가 새는지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셋째,화재에 대처하는 방법을 평상시 교육이나 훈련으로 익혀두는 것이 중요하다.마지막으로,화재가 발생했을 때 무리하게 불을 끄려고 하면 화상을 입는 등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소방관서(119)에 신고 후 초기진화에 임해야 한다.

이외에도 소화기를 반드시 비치하고,평소 사용법을 연습해두는 노력도 필요하다.

더불어 한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2018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관련 행사도 늘어나고 강원도 방문객도 증가할 전망인데,도민들부터 친절 교육은 물론 화재예방법과 심폐소생술 교육을 적극 받으면 어떨까.행사 진행자와 자원봉사자는 기본이고,숙박업 음식업 종사자들도 관련 교육을 받는다면 ‘안전 올림픽’을 치를 가능성은 더 커질 것이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