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동수

LX한국국토정보공사 강원지역본부장

청년 취업난은 이미 고착화된 사회문제다.취업박람회엔 언제나 발 디딜 틈없이 사람이 붐비고 취업컨설팅업체나 취업정보사이트는 연일 성업 중이다.청년 평균 구직 기간은 해마다 그 길이를 경신하며 늘어나고 있다.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306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년 신입사원 채용실태 조사’ 결과는 더 놀랍다.입사 1년 내 퇴사하는 대졸 신입사원이 28%에 육박한다고 한다.구직 시기의 간절한 마음이 퇴색됐다거나 요샛말로 직장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부족해서’라는 말로 일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합리적인 사회초년생들에게 그저 적응과 노력을 강요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무엇이 어렵게 일자리를 구한 청년들을 직장 밖으로 내몰고 있는 것일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청년층의 첫 직장 이직 사유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전공,지식,기술,적성 등이 맞지 않아서’다.자신의 성장·학습 과정과 직장에서 요구하는 능력이 잘 매칭되지 않는다는 것이다.새로운 일자리를 탐색하거나 이직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업을 마찰적 실업이라고 하는데 구조적인 문제를 제외하면 청년층의 실업은 대체로 마찰적 실업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전공이나 적성에 맞지 않지만 인내심에 의존해 직장생활을 유지하는 잠재 마찰적 실업자들까지 고려하면 잡매칭(job-maching) 불균형 사태의 심각성은 매우 크다.

이러한 문제 상황을 일소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국가직무능력표준) 채용방식이다.NCS는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기술·태도 등의 내용을 국가가 체계화한 것이다.직무와 무관한 스펙경쟁을 통해 인력을 채용하던 종래의 방식과 달리 NCS는 능력 단위와 수준 체계에 맞춰 세분화된 채용 구조를 갖는다.이를 통해 기업은 현장에서 과업을 수행하기 위한 역량으로 무엇이 요구되는지를 세부적으로 제시하고 구직자는 특정 기업이 요하는 인적자원에 부합하는지를 실제적으로 드러낼 수 있게 된다.구인-구직자의 정보격차가 줄어드는 것이다.기업과 구직자의 직무 매칭이 이같이 이뤄지게 된다면 실제 마찰적 실업을 일정 부분 해소할 뿐 아니라 잠재 마찰적 실업상태 또한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LX한국국토정보공사는 NCS 채용 방식을 공공기관 최초로 채택해 화제가 됐었다.공사가 직무별 요건을 먼저 제시하고 지원자가 이에 맞춰 준비도를 증명하는 방식으로 합격자를 선발했기 때문에 허수 지원자가 줄어 채용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신규 직원의 직장만족도도 크게 향상돼 이직 빈도가 현격하게 줄어 들었다.직무 미스 매칭이 불러오는 문제들을 현장에서 직접 체험해온 필자로서는 천만다행이라 느끼지 않을 수 없다.LX한국국토정보공사는 NCS 채용의 긍정적인 성과에 힘입어 이번 신규 직원의 채용에서도 이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실업 상황에서 힘들게 직장을 구한 청년들이 채 1년이 되기 전에 이직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기업으로서도 노력을 들여 채용한 인재들을 잃는다는 것은 큰 손실이다.해결책은 구직자와 기업 사이의 원활한 정보교환뿐이나 시간과 비용에 제약이 있어 기업이 독자적으로 체계를 만들기엔 무리가 있었다.그렇기에 국가가 나서서 채용 방식을 체계화한 것은 취업시장에 매우 고무적인 일이며 그 성과가 증명되고 있어 기쁜 마음이 든다.이직을 원하는 청년들이 점차 줄어들도록 앞으로도 NCS 채용 체계가 슬기롭게 확산,발전해 가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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