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개 짓고 수탉이 우니
잠 깨워도 즐거웠고

저녁녘에
쌍굴뚝 뽀얀 연기
구수하면서도 익숙해
밥냄새에 허기 채웠다

어디선가
우렁찬 황소울음
그 소리 정다웁고
두엄향 맡을수록 싫지 않아
12월 이맘때면
마당에 짚가리 쌓여 있고
쌀자루 뜨럭에 그득하고
이웃 인심이 훈훈했다

빌딩이 우뚝하고
동네에 승용차 붕붕거려도
나무울타리에 창호지 문짝에
한 겨울을 힘겹게 지냈어도
왜이리 그때 그시절이 그리울까


이청계·강릉시 포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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