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땡땡(…)!글을 읽을 때 이 문장부호를 만나면 마음이 편하다.제자리에 앉은 느낌.앞서 읽은 글의 내용과 줄거리를 되짚고,호흡을 가다듬는 여유가 생긴다.생각이 정리되는 시간.‘나는 지금까지 무엇을 했지? 어떻게 살았지?내 주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나는 어떻게 대처했지? 앞으로는….’.생각의 마지막도 땡땡땡(…).그러나 곧바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머릿속이 명료해지며 복잡한 퍼즐이 완성된다.‘땡땡땡(…)’이 이끈 사고의 확장!

삶이 풍요로우려면 멈출 줄 알아야 한다.마침표(.)도 찍어야 하고,쉼표(,)도 필요하다.느낌표(!)나 물음표(?)가 없는 인생은 얼마나 단조로운가.때론 따옴표를 써야 할 때도 있다.땡땡땡(…)이라는 말줄임표는 꼭,반드시!‘어떤 과정을 거쳐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 깊이 성찰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말을 타고 광야를 내달리던 인디언들은 어느 순간,말에서 내려 누군가를 기다린다.우두머리인 추장은“몸만 가면 어쩔텐가.영혼을 데려가야지”라고 말한다.너무 빨리 달린 탓에 미처 따라오지 못한 자신의 영혼을 기다리라는 것이다.

한 해의 끝자락,서슬 퍼렇던 권력의 화신들이 낙엽처럼 뒹군다.자연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그러나 한 곳으로 치닫다 자신의 영혼을 챙기지 못한 그들은 우왕좌왕 진퇴양난이다.급기야 벼랑 끝으로 내달린다.그들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말이 점입가경이다.‘정치적 노예’,‘친박 8적’,‘최순실의 남자들’,‘패륜’, ‘배신’을 들먹이며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들에게 칼을 겨눈다.‘순실 공화국’의 충직한 버팀목이었던 여당의원들의 이런 모습.참 낯설다.

우리사회는 지금 비정상의 정점에 서 있다.정의는 실종되고 시스템은 붕괴됐다.비선과 반칙,특권의 덫에 갇혀 몸부림친다.사술의 올가미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갖가지 족쇄와 굴레에 묶이고 채워져 자존감을 잃었다.우리사회를 옭아맨 이 모든 함정에서 탈출해야 한다.반칙,특권의 올가미와 덫을 끊고 걷어내야 한다.멸종위기에 처한 법치와 책임정치를 살려내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그런데 지금 누가 혁신과 통합을 말하는가.떨어진 낙엽은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그 것이 섭리다.침묵과 자숙,사죄가 ‘순실공화국’ 책임자들이 할 일이다.입 다물고!

강병로 논설위원 brka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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