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세현

전춘천시 학교운영위원장 협의회장

정유년(丁酉年)새해가 밝았다.정유년은 육십간지의 34번째 해이다.정은 적(赤)을 뜻하므로 빨간 닭의 해라고 한다.예를 들어 갑오년 병신년 등등 과거 해(年)를 일컫는 명칭은 10천간(天干)과 12지지(地支)를 결합하여 만든 60개의 간지에서 비롯됐다.60간지를 또 다른 말로는 흔히 말하는 육십갑자라고도 부른다.이 육십갑자는 고대 중국과 우리나라 역법(曆法)에서 사용되었던 주기를 말한다.이제 2077년이 되면 또 정유년이 되는 것이다.

육십갑자를 구성하고 있는 십간은 하늘에 자리한다고 하여 천간이라고 하고 십이지지는 땅에 자리한다고 하여 지지라고 불렀다.음양오행에 속하는 육십간지 중 어느 하나도 같은 성질의 것은 없지만 상호관계성을 보아 좋고 나쁨을 가려 생극 화합을 논한다.이를 토대로 사주학을 풀이하기도 한다.12지 가운데 10번째 동물인 닭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새벽을 알리는 힘찬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특히 닭의 울음소리는 어둠속에서 찾아올 빛의 출연을 알리며 만물과 영혼을 깨우는 희망과 개벽을 의미한다고 본다.우리나라 무속신앙에서는 닭은 음기와 액운을 쫓고 양기를 집에 머물게 하는 상서로운 동물로 여겼으며 옛날에는 닭의 그림을 세화(새해에 그리는 그림)로 그려 대문등에 붙여두고 귀신을 쫓고 복을 기원하기도 했다.이제 정유년 새해가 되었지만 음력으로 보아서는 아직 정유년이 아니다.양력 1월 28일이 되어야 음력으로는 정유년 정월 초하루 설날을 시작으로 신년이 시작된다.세배(歲拜)는 정월 초 하룻날에 하는 새해의 첫 인사인 것이다.정월 초하루가 되면 아침 일찍이 남녀노소가 모두 새 옷(설빔)으로 갈아입고 조상님께 차례를 지낸 뒤에 자리를 정리하고 조부모,부모님께 먼저 절하고 형,누나 등 차례로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절을 하여 새해 첫 인사를 드린다.그리고 차례를 지낸 설음식,떡국 등으로 아침식사를 마친 뒤에는 일가친척과 동네 이웃어른을 찾아가서 세배를 드린다.

특히 종가집에는 정월 보름까지 많은 세배꾼들이 출입했다.아이들은 설날을 손꼽아 기다린다.필자도 그 시절이 새삼 떠오른다.그날은 설빔 새 옷을 입는 날이고 세배 돈이 생기는 날이기 때문이다.이집 저집 다니면서 세배 돈을 받는 액수가 자랑거리가 되곤했다.근래에는 농촌 등 에서는 호별방문의 번거로움을 피하고 경로의식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마을 어른들을 한자리에 모시고 젊은층 들이 단체로 세배를 올리기도 한다.마을 신년하례식인 셈이다.그리고 마을 부녀회에서 음식을 준비하여 어른을 대접하고 서로의 덕담을 나누며 하루를 즐겁게 보내시라고 배려한다.이것은 마을 전체의 단합과 정담을 나누는 계기를 마련하는 기회로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본다 즉 설이 혈연을 중심으로 모이는 명절이라 한다면 정월 대보름은 지연을 중시하는 명절의 성격을 띠고 있어 서로 다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설날에 청년회나 부녀회의 주도로 마을 어른들을 모셔 놓고 단체 세배를 하는 것을 혈연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지연적인 유대의 확대를 도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우리 강원도민 모두 행복한 설맞이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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