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선

전 춘천석사초 교장

주름이 많은 번데기를 영남지방에서는 ‘꼰대기’라고 부르는데 사람이 나이 들어 노인이 되면 얼굴이나 목덜미에 주름살이 많이 생겨 마치 번데기 같다는 의미로 노인들을 ‘꼰대’라 했다는 얘기다. 요즘 들어 ‘꼰대’는 한발 더 나아가 ‘굉꼰’과 ‘젊꼰’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는데 ‘굉꼰’은 ‘꼰대 중 꼰대’로 내가 누군 줄 알아? 우리때는 말이야…,네가 뭐 안다고,감히 누구 앞에서,어떻게 그럴 수 있어 하며 상대를 무시하며 추궁하는 식의 권위적이고 독선적인 사람을 일컫는 말이고,‘젊꼰’이란 1~2년 앞에 입사했다고 신입사원들 앞에서 거드름을 피우고 괴롭히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라 했다.

젊으나 늙으나 대인관계에서 자기만을 중심에 두려는 이기주의와 나이,직위,경험에서 오는 우월주의가 결합되어 나타나는 자기 중심적인 행위는 ‘꼰대’소리 들어 마땅하다 할 것이다.그래도 어른들을 지칭한 ‘꼰대’라는 말 속에는 우리민족 고유의 예절의 의미는 담겨 있지만 요즘 이야기되는 갑질에는 특권과 반칙으로 자기 중심적인 득실만을 위한 이기적인 행위로 사회의 공정성을 허물고 있는 범죄의 뜻이 강한 것이다.

자기 생각과 고집을 못 버리고,자기 수준에서 평가하며,나를 따르라는 식이고,받아야만 좋아하고,스스로는 외롭고 고독하다고 한다면 그는 분명 늙은이고,자신을 가꾸며 시대의 흐름에 동참하려 노력하고,누가 뭐라고 하면 이해와 사랑으로 들어 주고,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이라 느끼며,신문이나 책도 부지런히 읽고,공짜보다는 댓가를 지불해야 내것이 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는 분명 어르신이라는 것이다.

‘갈등을 봉합해야 할 사람들이 갈등을 조장하고 이용하는 사이 보통사람들의 아픔은 깊어진다’는 김난도의 ‘천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에서 인생이란 버스가 가고 있는데 서서가면 힘들지만 앉아서가면 편안한 것처럼 앉아서 갈 수 있는 자리는 자신이 만들어야 하기에 집안에 어른들이나 학교 선생님들의 말씀을 잔소리만으로 흘리지 말고 그 속에 담겨진 의미를 되새겨 일기장 한편에 메모해 둔다면 장래의 내 생활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남들에게는 사랑과 배려를 이야기하면서 내가 살아가는 곳에서는 감정에 따라 즉흥적으로 따르라는 식의 말투는 가족이라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바로 경험 많은 어른들 아니겠는가?

어르신 소리를 듣기 위해서라도 누구에게나 다가가 관심을 보여주고,공감해 주고,배려와 칭찬을 담아 웃는 얼굴로 보듬어준다면 우리 집과 모든 이웃의 행복은 배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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