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한 강원대학교 교수
동물자원공동연구소장

▲ 송영한 강원대학교 교수

지난해부터 시작된 조류인플루엔자(AI)는 최근 강원도 인제농가까지 발생하며,새해 들어서도 그치지 않고 있다.곧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일찍이 덴마크 출신의 목사는 경건한 동물로 닭을 꼽았다.그 이유는 한 모금 물을 마실 때마다 하늘을 향해 우물우물 감사의 기도를 드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적이 있다.

동물성식품으로 계란과 닭고기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가장 즐겨먹는 식품에 속한다.더욱이 세계적으로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시기에 맞추어 단기간 내에 영양소요구량을 충족시키기 위해,육계(고기용 닭)는 속성으로 키워지게 되었고,산란계(알을 생산하는 닭)는 케이지가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닭장에서 밀집사육을 통해 길러지게 되었다.이러한 환경에서 각종 스트레스를 통해 면역력이 약해진 닭들은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에 이르렀다.따라서 항생제 오남용의 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했다.

최근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안전한 식품을 생산하기 위해 항생제를 전면 사용금지하게 되면서,악성질병은 다양한 형태로 발생되고 있다.이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유럽에서 시작된 ‘농장동물복지사육방법’을 도입하게 되었다.이미 국내에도 2012년부터 산란계를 시작으로 육계,양돈,육우 및 젖소에 이르기까지 그 인증기준이 마련되어 농가에게 권장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닭에게도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데서 출발한다.가축도 길러지는 동안 먹고 싶을 때,마시고 싶을 때,쉬고 싶을 때 안락한 시설에서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면서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닭이 좋아하는 행동,즉 모래를 쪼고,모래에 날개를 넣었다 털어 내기,횃대 위에 앉아 쉴 수 있는 시설과 장치를 마련해주고,암컷과 수컷간의 교미를 하도록 암컷 10여 마리 당 수컷 1마리 비율로 군을 형성해주는 것이다.그럼으로써 스스로 면역력을 갖추어 질병에 강한 개체로 만드는 사육방법이다.

이번 AI는 벌써 국내 사육양계 전체마리수의 30%이상을 살 처분하게 만들었고,언제 그칠지 예단하기 어렵다.매년 되풀이 되는 악성질병은 비단 우리나라만이 겪는 어려움은 아니나,이번 현상에서 나타난 결과를 토대로 양계산업의 지속을 위해 사육관리형태의 전환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아울러 대학에서 그동안 동물산업분야 특성화사업을 통해 양성된 방역관련 전문인을 적재적소에 활용함으로써 향후 예상되는 각종 악성질병을 극복하고,지속적인 양계산업의 발전으로 거듭나게 해야 할 것이다.

생매장되며 절규하는 닭들의 외침으로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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