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침에
김경중 문학평론가, 국가혁신포럼 대변인

▲ 김경중 문학평론가, 국가혁신포럼 대변인

톨스토이 단편 ‘세 가지 질문’에서 임금은 국정운영에 대한 질문 세 가지를 현인에게 던진다.첫째,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은 언제인가? 둘째,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셋째,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이에 대해 현인은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은 현재이고,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내가 대하고 있는 사람이고,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사랑과 선을 행하는 일이라고 대답한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3년이 다 되는 지금도 여전히 국민들은 대통령에게 묻고 있다.죄 없는 우리 학생들이 차디찬 바닷물 속에 빠져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는 7시간 동안 당신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고.그날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시간은 세월호가 바다에 침몰해 300명이 넘는 목숨이 위태로웠던 순간일테고,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이유도 모른 채 배속에 갇혀 수장되어가는 학생들일테고,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신속하게 그들을 구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일이 아니었겠는가? 그러나 대통령은 아직도 명쾌하게 국민이 납득할만한 답을 내놓지 않음으로써 이런저런 의혹과 소문만 무성하게 부풀려지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역대 정권마다 혁신을 외치고 개혁의 아젠다를 선점하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변화가 아니라 구태의 답습이요,불통은 조직을 파괴하는 가장 무서운 적이다.조직은 소통의 기능이 약화되면 서서히 성장이 멈추게 될 뿐 아니라 조직의 말초혈관에 순환장애를 일으켜 괴사가 생기게 된다.따라서 리더는 부단히 소통의 기술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그래야지만 리더와 조직원 사이에 공감,신뢰,상호유익이란 양질의 자산이 형성되게 되는 것이다.

소통기술의 핵심은 눈높이,경청,존중,대화,표정,질문 등이다.그 중에서 질문은 가장 훌륭한 리더십이라 할 수 있다.리더는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적절한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어야 한다.질문이 없으면 당면한 문제가 무엇인지도 모르게 되고,문제인식이 결여되면 문제해결의 능력도 떨어지게 되며 타이밍도 놓치게 된다.

유대인 교육의 백미는 질문교육이다.우리나라 부모들은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제일 먼저 무엇을 배웠는가부터 다그친다.하지만 유대인 부모들은 선생님에게 무엇을 질문했느냐부터 묻는다고 한다.질문교육은 아이를 창의적인 인재로 만드는 최적의 방법이다.어렸을 때부터 몸에 배인 질문교육이 오늘날 유대인들을 전 세계에서 가장 잘 살고 똑똑한 국민으로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질문에도 급수가 있고,원칙이 있다.명확한 질문을 던저야 명확한 답이 나온다.구체적 질문을 던져야 구체적인 답이 나온다.창의적인 질문을 던져야 창의적인 답이 나온다.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던져야 듣고 싶은 답이 나온다.

새해들어 우리 국민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원하고 있다.변화와 혁신은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어 과거의 잘못에서 벗어나는 것이다.내적성찰에서부터 외적질문에 이르기까지 호기심과 설레임,그리고 날카로운 비판정신으로 자주 묻고 또 물어 올바른 길을 찾아야 한다.우리가 위임한 권력들에게 다양한 경로를 통해 물을 건 묻고 따질 건 따져 가면서 파수꾼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해야만 그들도 주권자인 국민을 두려워하고 섬기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상시청문회제도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은 당리당략과 정파의 이해득실을 떠나 국민과 시대가 요구하는 준엄한 명령임을 깨닫고 하루속히 여야가 중지를 모아 시스템적으로 국가혁신의 기틀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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