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금자 삼척교육장

▲ 정금자 삼척교육장

2017 첫 일출을 보기 위해 동해안 6개 시군 해맞이 명소에 35만 5000여명이 찾았다고 한다.매일 뜨고 지는 태양이지만 이날만큼은 그 의미가 다르다.격랑을 넘고 있는 2017년에 거는 기대가 간절하기 때문이리라.함께 하는 기대는 어둠 속을 견뎌내는 힘이다.겨우내 차가운 땅이 봄볕과 만나 생명을 품는 것,마른 나뭇가지가 따스한 햇살로 싹을 틔우는 것,여명의 기운에 눈을 뜨고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기적이고 감사다.이런 일상의 깨달음은 매일 매일 기적의 삶을 경험하게 한다.우리의 삶을 능동적,긍정적으로 이끄는 기적을 기대해보자.

성장의 기적을 기대하자.요즘 아이들은 3.5춘기를 앓고 있다.중2병보다도 더 이르게 찾아온 반항기다.외형적인 성숙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성숙도 빨라졌다.그들의 탈출구는 친구다.스마트폰과 게임 없이는 못산다.이해할 수 없는 행동거지에 어른들은 답답해한다.하지만 어른들이 그랬듯이 그들은 질풍노도의 시간을 당당하게 견뎌내고 다시 태어난다.들어주고 공감해 주자.세상에 기대지 않고 세상이 기대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다.겨자씨 한 알의 믿음으로 기다리자.우리의 기대를 결코 저버리지 않는다는 믿음의 큰 기대가 더 큰 기적을 이룬다.

관계의 기적을 기대하자.우리 주변에 관계를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다.관계가 어려운 가정도 많다.관계를 어렵게 하는 사람은 오로지 극복해야 할 대상이다.미워하고 증오할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감사하고 사랑해 주어야할 사람이다.먼저 손을 내밀면 나 자신이 새롭게 보인다.이것이 관계의 기적이다.헝클어진 관계를 풀어줄 명약은 회개와 용서,사랑이다.‘우리에게 아픔을 준 사람을 용서하는 게 쉽지 않지만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사랑을 확증하는 것’이라고 사도바울은 말한다.건강한 관계를 위해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큰 기대가 더 큰 기적을 이룬다.

공동체의 기적을 기대하자.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하고 안전한 사회를 우리는 기대한다.하지만 영혼 없는 지도자로 인해 그 기대는 무너졌다.‘뿌리 없는 나무에 잎이 필까?’ 희망을 가질 근거도 없는 기대로 수주대토(守株待兎)하며 철옹성에 안주하고 있는 지도자,사상과 이념,철학과 소신은 차치하더라도 깨달음이 없는 지도자에게는 더 이상의 기대가 없다.추운 독방에서 무릎에 올려놓은 신문지 크기의 햇볕 한 장이 무척 행복했다는 신영복 교수는 ‘우리를 절망케 하는 것은 거듭되는 곤경이 아니라 끝내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음의 반복이다.통절한 깨달음 하나 일으켜 세울 수 있다면 곤경은 결코 절망일 수 없다’는 옥중서신의 깨달음이 절절하다.거리에 나온 1000만 여명의 시민들이 간절하게 바라는 것은 바로 그 통절한 깨달음이다.현실을 직시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안목을 가진 리더,작은 신음 소리 하나,잎새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하는 가슴 따뜻한 리더를 우리는 기대한다.결국 그 기대가 성취될 때 혼탁한 세상을 질서있는 세상으로 바꾸어 겸선천하(兼善天下)를 실천하는 리더를 만나게 되리라.들불처럼 일어나 동고동락하는 공동체가 함께 소망하는 큰 기대가 더 큰 기적을 이룬다.

붉은 닭의 해에 애꿎은 닭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는 새해의 시작은 뒤숭숭했지만 함께하는 기대는 기적을 낳는다는 것을 우리는 지금 경험하고 있다.믿음과 사랑과 소망이 기적의 열쇠다.응답하라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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