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닭 판화 특별전
22일부터 원주 고판화박물관
석·목판 등 70여점 작품 전시

▲ 폴 자클레 ‘조선 투계도’ 다색 목판화.

정유년 ‘닭의 해’를 맞아 동·서양의 닭 관련 판화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색 전시가 열린다.

원주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은 오는 22일부터 3월 31일까지 ‘새벽을 알리는 희망의 전령사-세계의 닭 판화 특별전’을 개최한다.

‘닭’은 민간에서는 수호초복의 기능이 있어 정월 초하루 호랑이와 닭 그림으로 액을 물리치고,대보름 새벽에 우는 닭의 울음소리를 들으면 풍년이 든다고 전해져 왔다.우리나라와 중국에서는 행복한 한 해를 기원하기 위해 정월 초하루에 닭 세화를 판화로 찍거나 그려 대문에 붙였다.

▲ 피카소 ‘수 닭’ 석판화.

이번 전시에는 한국의 세화 목판화와 민화,석판화,탁본을 비롯해 한·중·일 목판본과 목판연화,부적 등 70여점을 소개한다.이와함께 유럽에서 닭을 작품 소재로 많이 사용한 피카소,샤갈의 작품과 헝가리 석판화도 감상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 유물 중에는 명나라 때 만들어진 중국의 신선들의 이야기를 모은 ‘열선전전’이 소개된다.열선전전에는 닭과 관련이 있는 신선 ‘축계옹’이 삽화로 등장하는데 ‘축계옹’은 1000마리 넘는 닭을 기르면서 한 마리 한 마리에 모두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전해진다.

▲ 샤걀 ‘노란 꽃송이 와 닭’ 석판화.

프랑스 출신 판화가 폴 자클레는 두 남자가 싸움닭을 들고 있는 아름다운 다색 목판화 ‘조선 투계도’ 작품을 통해 닭싸움을 즐겨하던 당시 풍속을 담아냈다.

닭은 아름다운 예술 작품에도 다양한 소재로 사용됐다.이번 전시에는 일본 유명 우키요에 작가인 우타마로의 ‘백천조’와 호코사이의 ‘군계도’ 다색판화와 피카소의 ‘수 닭’,샤갈의 ‘노란 꽃다발과 닭’ 석판화가 전시돼 동·서양의 닭 관련 판화를 비교해 볼 수 있다.

▲ 조선 말기 목판화.

이와함께 개자원화보를 비롯한 미술교과서인 화보류 속에도 다채로운 모습의 닭이 담겼으며 ‘부모은중경’ 등 고서와 ‘모시품물도고’ 등 백과사전류에 등장하는 닭 문양도 살펴 볼 수 있다.

한선학 고판화박물관장은 “새벽을 알리는 희망의 전령사 ‘닭’의 정신을 통해 환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가 다시 한 번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길 바라는 의미로 전시를 기획했다”며 “전시 기간 템플스테이 등 다양한 전통 판화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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