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에는 ‘사람을 평가하려면 삶의 후반부를 봐야한다’는 ‘간인지간후반절(看人只看後半截)’이라는 말이 나온다. 후반부란 발자취를 뜻하는 족적과 같은 말이다. 8년 전 취임사로 했던 ‘할 수 있다 (Yes we can)’를 퇴임사에도 ‘해냈다 (Yes we did)’와 함께 당당히 말하고 범국민적 존경의 갈채를 흠뻑 받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니 너무나 잘 살아온 대통령이다.하긴 은퇴 시점 지지율이 60%에 범접한다니 새삼 무슨 말이 필요할까? 미국 오바마대통령 이야기이다.

왜 이렇게 오바마대통령이 늘 부러울까 곰곰 생각해보니 리더의 인간적인 냄새를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빈곤한 경험때문인 것 같다.희망과 정의로움을 말하는 유창한 그의 연설이,총기사건 때 용서를 권하며 신의 은총을 노래부르던 그의 포용이,공감하며 흘리는 눈물의 따뜻한 감성과 겸손이,딸이 여성성을 자랑할 수 있도록 패미니즘을 커밍아웃한다는 부성애의 인간미가 꽤 부럽다.그의 말과 행동들은 우리가 추구해야하는 이상적 리더 정형에 가깝다.완숙한 인간만이 표현할 수 있는 품격이 담겨있는 까닭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오바마가 훌륭한 고별 연설로 부창부수를 증명해보였다.‘젊은이들 희망을 가지세요.좋은 교육으로 힘을 얻고 그 교육을 사용해서 가능성에 맞는 나라를 만드세요.누가 무슨 말을 하든 당신이 중요하지 않다는 느낌을 갖지 마세요(중략)’오바마 부부의 연설문에 담겨있는 인문학적 가치들은 감탄을 야기한다.남다른 진정성과 감동을 느끼게 해준다.말이 미사여구에 불과하지 않다는 신뢰가 있어서 가능한 감동이다.롤모델 대통령은 커녕 상식적인 대통령조차 경험못했던 우리로서는 오바마는 한장의 명화를 보는 먼 느낌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떠올리면 행복한 마음을 가질수있어 좋다.

위대하다는 평가는 실력으로만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뼈 속 깊이 국민과 함께하겠다는 의지로 얻어지는 산물인 것을 증명해준 오바마대통령의 족적에 박수 보낸다.리더에게는 인간적인 매력이 중요하다는 것,그가 남긴 소중한 교훈이다.그는 시작부터 퇴임까지 ‘리더는 희망을 전달하는 전령사다’라는 나폴레옹 말을 실천했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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