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시론
홍석민 한림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홍석민 한림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2016년 말부터 시작한 촛불은 현재까지 광화문광장에서 매주 토요일마다 타오르고 있다.1000만명(집회추산)이 넘는 사람들이 추운 겨울에 가족과 함께 혹은 직장동료와 함께 광장에 나와 자유롭게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해 내고 있다.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이미 헌법재판소로 넘어갔고 그 결과는 아마도 금년에 나올 전망이다.탄핵에 대한 재판결과와 관계없이 올해는 원하든 원치 않든 대통령선거가 중요한 이슈로 될 수밖에 없다.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는 좋은 지도자의 선출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닫게 됐다.

그럼 우리는 어떤 지도자를 선택해야 하는가? 알곡과 같은 지도자를 선택해야 하는 함은 명약관화하다.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누가 알곡인지 쭉정이 지도자인지를 분별하는 눈이 필요하다.성경에도 보면 알곡과 쭉정이의 비유가 나온다.알곡과 쭉정이의 차이는 겉에 있지 않고 속에 있다.보여지는 모습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속안에 내용물의 차이가 있다.알곡은 내용물 즉 씨눈이 있지만 쭉정이는 없다.원래 알곡과 쭉정이는 기원이 같다.한 뿌리에서 자라서 하나는 알곡으로 하나는 쭉정이가 되는 것이다.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알곡과 쭉정이를 구별하기 위해 풍구라는 장치를 이용했다.알곡은 속이 차있어 풍구에서 나오는 바람에 날리지 않으나 쭉정이는 속이 비어있어 바람에 날려 구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과거에 우리는 불행히도 지도자를 선택함에 있어 풍구라는 장치를 이용하지 않았거나 제대로 된 풍구를 사용하지 않았다.이번에 만큼은 제대로 된 풍구를 이용해 알곡을 쭉정이로부터 구별해야 된 시점이 된 것이다.

국민들과 소통한다고 교통요금도 모르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을 한다거나,평소에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재래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손 한번 잡는다고 쭉정이가 알곡이 되는 것은 아니다.일반 국민들의 이마에 깊게 패인 주름살과 손바닥에 생긴 굳은살에 대해 진정으로 마음 아파해야 알곡과 같은 지도자이다.방탄유리로 덮인 관용차와 측근들에게만 둘러싸여서는 국민들이 처해 있는 실정을 직시할 수 없다.미국 오바마대통령이 길거리에서 식당에 들러 백악관 직원들의 점심을 직접 줄을 서서 주문하고 지불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우리나라 대통령도 가끔 시장에 기자들을 대동하고 방문해 음식을 사고 먹는 것이 미디어를 통해 보여 지지만 줄을 서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시장에서 음식을 사먹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반 국민들처럼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 본질이다.즉 표면적인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보여 지지 않은 그 기저가 더 소중하다는 말이다.쭉정이와 같은 지도자는 선거철에만 재래시장을 방문하고,전철을 타고,소외계층들에게 연탄을 들고 배달한다.선거철에만 대중과 소통하려고 하는 지도자에게 더 이상 속지 말아야 한다.국민들의 고통을 무시하고 기득권을 유지하기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지배세력이 쭉정이다.모습도 같고 시작도 같지만 내용물이 다르고 결과는 다르다.그렇기에 쭉정이와 알곡은 함께 보관할 수도 없다.

좋은 지도자를 선출하기 위해 우리 모두 깨어 있어야 한다.풍구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세력,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집단,진실을 감추고 거짓으로 포장하는 권력에 대항하여 우리는 두눈을 크게 부릅뜨고 지켜보아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오늘 우리가 처한 이 질곡의 역사가 지속적으로 반복되기 때문이다.잘 만들어진 풍구를 더욱 잘 사용할수록 더욱 좋다.국가를 위해서나,민주주의를 위해서.



▲약력=△연세대 사회학과 졸업 △텍사스주립대 광고학 석사·박사 △한림대 국제학부 학장 △한림대 국제교육원 원장 △한림대 학교기업 SM커뮤니케이션 사장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