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않는 ‘품질’ 개발 열정·깊은 ‘신용’으로 성장
신선재료 고급화 전략 구사 동남아·미국·호주 시장서도 인정
두부+어묵 ‘콩두부 어묵’ 특허 획득·EU 수산물 생산시설 등록

▲ 하나식품이 가공 판매하고 있는 내고향 부산어묵,콩두부어묵, 하나어묵일번지.(왼쪽부터)

어묵 하나로 전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강원지역 백년기업이 있다.바로 춘천 후평산단에 위치한 하나식품(대표 오성례·사진)이다.하나식품은 1983년 현 위치에 공장을 신축하며 35년 간 지역내 어묵 가공 중소기업으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하나식품이 강원 영서지역과 수도권은 물론 전 세계로 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든 건 오성례(58) 대표가 하나식품을 인수한 1997년부터다.한국 어묵계의 대표 기업인 사조대림에서 근무했던 오 대표는 그동안의 노하우를 갖고 지역내 평범했던 어묵공장을 인수해 춘천지역 유일의 백년기업으로 키웠다.

오 대표는 하나식품을 인수하고 바로 IMF라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큰 시련을 겪었다.당시 하나식품이 내놓은 어묵 제품들은 춘천,홍천,양구,화천,인제으로 주로 팔려나갔다.이 지역의 제품 점유율은 90%에 달했다.하지만 외환위기와 함께 닥친 소비 위축은 폐업을 고려할 정도로 큰 타격이었다.

하지만 당시 1일 1t에 머물던 어묵 생산량이 20년이 지난 요즘 10t으로 10배가 늘었다.제품 판매지역도 지역의 한계를 벗어나 수도권은 물론 베트남,미얀마,중국 등 동남아,미국,호주 등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됐다.

하나식품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있던 건 최고의 ‘품질’과 ‘신용’으로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제품을 생산했기 때문이다.당시 저가 어묵 위주로 제품을 생산하던 하나식품은 ‘제품의 고급화’ 전략을 선택했다.어묵의 주 원료는 생선살로 신선도가 가장 중요하다.하나식품은 신선도가 좋은 갈치와 명태 등 ‘고급생선살’의 비중을 높였다.또 일본 어묵가공기업인 야마사 가마보꼬와의 기술 제휴로 품질도 높였다.어묵 품질이 높아지자 당연히 시장에서 좋은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이때부터 제품 판매지역이 수도권으로 확대됐고 수도권 대형 소비처로부터 품질 인증을 받기 시작하면서 매출도 급격히 뛰기 시작했다.

▲ 춘천 하나식품 공장 작업 모습.

어묵의 품질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2005년 클린 사업장으로 인정받았고 2010년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HACCP’ 사업장으로 지정을 받았다.2013년 중국 수산물 생산·가공시설로,2014년에는 EU수산물 생산·가공시설로 등록되며 수출 가동체계를 갖췄다.

남매지간인 오성례 대표와 오상우 이사의 신용도 하나식품이 전 세계 수출기업으로 성장하는데 발판이 됐다.1주일에 많게는 1000박스가 넘는 어묵 제품을 생산하는데도 클레임(배상청구)을 받은 적은 한번도 없다.제품 품질은 물론 납기일까지 정확하기 때문이다.

어묵하면 국내에서 유명한 곳이 부산이다.국내 소비자들에게 부산 어묵이 맛있다는 이미지가 각인되면서 국내 200여개의 어묵 회사들도 ‘부산 어묵’이라는 제품명을 쓴다.하나식품도 ‘하나 어묵 일번지’,‘하나 맛깔어묵’이란 제품과 함께 ‘내고향 부산어묵’이란 이름으로 5개 제품을 가공,판매하고 있다.또 국내 대표적인 어묵 생산기업인 한성기업과 우리생협,놀부,농협무역 등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형식으로 어묵을 납품하고 있다.특허를 받은 어묵 제품도 있다.2005년 자체 기술진에 의해 국산콩 100%를 사용해 만든 두부와 어묵을 혼합한 ‘콩두부 어묵’이다.두부와 생선살이 만나 어우러지는 맛이 일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오상우 이사는 “올해부터는 제품 가격이 비싸 수출용으로만 생산하던 콩두부어묵을 내수시장에 공급하고 수출을 중국 대신 미국이나 유럽으로 방향을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기섭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