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이웃의 죽음

최복여 소초면 부녀회장

어르신 인솔 식당 이동중 눈길에 교통사고로 숨져

“큰딸처럼 마을 어르신 돌봐”

“60대 나이에도 마을 어르신을 부모처럼 모셨는데 어쩌다 이런 참변을 당했는지 믿고 싶지 않아요.”

22일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장례식장에는 무릎을 꿇고 오열하는 조문객들로 가득찼다.이곳에는 지난 20일 오전 불의의 눈길 교통사고로 숨을 거둔 고 최복여(66·여) 원주시 소초면새마을부녀회장의 빈소가 마련됐다.최 회장은 이날 마을 어르신들에게 점심을 대접하고 싶다는 한 식당 주인의 부탁을 받고 인솔을 맡았다.마을 어르신 대부분이 거동이 불편한 관계로 식당이 제공한 25인승 미니버스에 탑승해 어르신들을 안내했다.

이날 오후 12시20분쯤 장양리 인근 자동차전용도로를 달리던 버스는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중앙분리대와 갓길 벽을 잇달아 들이받고 전복됐다.이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최 회장이 숨지고 마을 어르신 18명이 중경상을 입는 대형인명피해가 났다.최 회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함께 탑승한 어르신뿐만 아니라 주민들은 충격과 함께 깊은 슬픔에 빠졌다.지난 2004년부터 마을부녀회장을 맡아 온 최 회장은 마을의 살림꾼 역할을 도맡았다.겨울철 난방비가 없어 걱정하던 이웃에게 자비를 들여 난방비를 지원하고 독거어르신을 위해 무료 영정사진도 촬영했다. 자신도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였지만 주민 대부분이 고령자인지라 힘든 내색도 없이 ‘큰딸’처럼 지극정성으로 어르신을 모셨다.도새마을회 (회장 김근열)는 최 부녀회장의 선행을 알리고 추모하기 위해 유가족에게 공사상기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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