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창호 영화 감독 인터뷰

영화 ‘다른 길이 있다’ 촬영 중 배우의 ‘연탄 가스 흡입’을 비롯한 연출 논란에 대해 조창호(사진) 감독은 “영화에 대한 담론이 사라지고 논란이 더 주목받는 상황이 너무 가슴아프다”며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지난 22일 오후 춘천 서면 작업실 ‘영화사 몸’에서 만난 조창호 감독은 “감독은 영화의 아버지이자 어머니이기 때문에 이 모든 상황은 감독인 내가 책임지는 것이 맞다”면서도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고 강요에 의한 상황은 더더욱 아니었다는 것은 꼭 말씀드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앞서 영화의 주인공인 서예지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감독님이 실제 가스를 마셨을 때 느낌과 감정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나도 고통을 느끼기 위해 하겠다고 했다.연탄을 피우자마자 차 안에 들어갔는데 지옥의 느낌이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이후 감독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서씨는 “애정이 깊었던 영화의 고생담과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다보니 인터뷰 과정에서 사실과 다르게 전달된 부분이 있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배우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감독에 대한 비판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이에 조 감독은 휴대전화 문자,이메일은 물론 인터넷 접속 자체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조 감독은 “나는 예술보다 삶이 우선한다고 믿는 사람이다.영화를 만들 때 삶과 예술이 충돌하는 경우가 있다.그런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 항상 옳았다고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이번 논란에 대해서도 깊이 반성하지만 사실 관계를 도외시한 공격은 너무 힘들다”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번 영화는 전작인 ‘폭풍전야’의 흥행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던 조 감독이 7년 만에 내놓은 작품이다.조 감독은 “‘폭풍전야’ 후 영화를 그만둬야 하는 것 아닐까 생각했다.그러나 팬들의 응원이 영화로 부터 도망치려는 나를 붙잡았다”며 “그런 과정 속에서 동반자살 뉴스를 접하고 세상에 다시 말을 걸어보고 싶다는 용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만큼 이번 논란은 감독에게 뼈아프게 다가온다.감독에게 가장 힘든 점은 이번 논란으로 영화적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관객을 만나는것 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일부 영화관에서는 상영을 보이콧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조 감독은 영화의 배경이 된 ‘춘천’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조 감독은 “생의 마지막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가장 살고 싶은 도시로 꼽힌 춘천에서 생을 마감하려는 아이러니를 통해 이야기의 긴장감을 더 끌어올리려 했다“며 “마음이 아픈 이들에게 위안을 주고 삶의 여정을 지속 시킬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는 영화 만들고 싶었다.춘천에서 마주치는 사람과 풍경이 모든 이들에게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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