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 식으로 가식적으로 반성하면 언제든 본래로 돌아간다.즉 진정성있게 반성을 못하는 사람들의 후안무치는 어떤 형태로든 다시 표출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윤창중처럼 물의의 장본인들이 은둔자처럼 살다가 최근 태극기집회에 등장해 발언하는 것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더 이상 잃을게 없다는 생각에 몰염치가 쉬워진 그들은 잘못을 해도 세월지나면 용서받을수 있다는 일명‘수면자 효과’에 의지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이는 우리의 순진한 생각일 수 있다.애초부터 그런 아류의 사람들에게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는 고려대상이 아니었을 수 있다.
‘현대라는 시대의 보편적인 표식은 인간은 스스로도 믿기 어려울 만큼 존엄을 상실해 버렸다는 것 바로 그것이다’라고 니이체는 ‘권력에의 의지’에서 말한다.모욕적 질타를 받고도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거짓말로 응대하던 우병우 김기춘 조윤선같은 고위 층 청문회 증인들을 보면서 이 말을 절감한다.충분히 굴욕적인데 굴욕을 느끼지 못하는 그들에게는 체면 자존심 양심등 자존을 지키는 것이 하찮은 허울에 불과했었다.왜 도덕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던은 ‘정치판에서 예의란 과대평가된 미덕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존엄을 상실한 작금의 정치가 우려되는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이다.트럼프 취임사에는 대학살 약탈등의 거친 단어가 등장하고 자유 정의 평화같이 민주주의 가치를 포함한 단어는 언급되지 않았다.맹자는 인간은 인의예지라는 네가지 선한 덕성을 타고 태어났기 때문에 이를 확충하기만 하면 왕도정치가 실현된다고 말하는 데 이 말이 트럼프대통령한테도 해당될지는 미지수이다.그는 늘 폭탄을 안고 있는 듯한 위험한 인성의 당사자인 까닭이다.
무소불위의 힘을 주었던 권력이 범죄의 원흉이 되었으니 무상한 권력이다.문화계 블랙리스트 전모가 밝혀지더니 김기춘 조윤선이 구속되었다.반성의 기미없이 대국민을 상대로 모르쇠와 거짓을 말할 때 부터 그들은 이미 사람으로서의 존엄을 포기했고 추락은 예견되었다.현명한 새는 나무를 가려서 둥지를 튼다는 양금택목 (良禽擇木)을 실천 한 유진룡 전 장관과 실천 못한 그들의 극명한 차이를 역사는 기록할 것이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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