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신춘필담] 8. 영상

드라마 ‘겨울연가’로 한류의 문을 연 강원도에서는 최근 드라마 ‘사임당,빛의 일기’,영화 ‘군함도’·‘옥자’ 등 기대작들이 연달아 촬영되며 제2의 한류에 대한 기대가 모이고 있다.또 이를 계기로 강원도를 영상산업의 메카로 조성하기 위한 체계적인 조직과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올해 상반기 강원영상위원회가 출범할 예정이다.강원영상예술의 현주소를 돌아보고 나아갈 방향을 짚어본다.

오형진 강원문화재단 영상지원팀장 △서울예대 영화과 졸업 △영화 ‘폰’·‘범죄의 재구성’ 등 조감독 △단편 ‘빨간방’ 연출
오형진 강원문화재단 영상지원팀장
△서울예대 영화과 졸업 △영화 ‘폰’·‘범죄의 재구성’ 등 조감독 △단편 ‘빨간방’ 연출
장우진 영화감독 △홍익대 디자인영상학부 졸업 △단국대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디렉팅 석사 △영화 ‘새출발’·‘춘천,춘천’ 등 연출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 대상·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비전감독상·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부문 초청
장우진 영화감독
△홍익대 디자인영상학부 졸업 △단국대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디렉팅 석사 △영화 ‘새출발’·‘춘천,춘천’ 등 연출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 대상·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비전감독상·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부문 초청


■ 최근 여러 영상 작품이 도내에서 촬영되며 ‘겨울연가’를 잇는 제2의 한류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오형진=다양한 작품이 도내에서 촬영되는 것은 물론 이로 인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그동안 국내·외 여러 작품의 촬영 유치를 통해 지역 내에서 연평균 약 18~25억원의 제작비가 소비됐다.특히 지난해 미국 할리우드 영화 ‘옥자’ 제작팀의 경우 한 달여 간 도내에서 체류하며 약 25억원을 소비,지역 경제에 크게 이바지했다.또 도 출신 조창호,장우진,김대환 감독의 작품이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기도 했다.
△장우진=영화를 찍는 감독의 입장에서 제작 비용이나 환경은 굉장히 중요한데 이 점에서 강원도는 최상의 환경을 갖고 있다.일단 수도권에서 가깝고 대도시에 비해 인구수가 적어 촬영 시 이동이나 협조를 구하기 수월하다.또 장소 대여료 등 촬영에 필요한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맛집도 많다.무엇보다 강원도는 수려한 자연환경과 어디에도 없는 독보적인 정서와 이미지를 갖고 있다.최근 이에 주목한 여러 영상 제작자가 몰려오고 있는데 이를 기회로 삼아 도내 촬영 작품을 적극 지원하고 영상 인프라를 구축한다면 또 더 좋은 작품이 몰려오는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다.이렇게 좋은 작품 속 강원도의 이야기와 모습이 지속해서 담긴다면 부산을 능가하는 영화의 도시로 거듭나는 것은 물론 제2의 한류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 지난 수년간 제2의 한류를 위해 도내 드라마,영화 촬영지를 관광자원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그러나 대부분의 세트장이 적자 운영되며 세트장 운영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오형진=과거 ‘대조영’ 오픈세트장,‘모래시계’의 정동진,‘겨울연가’의 남이섬 등의 성공 사례처럼 기존의 스토리에 지속가능한 투자와 발전이 더해진다면 영상작품의 세트장이 그 지역의 상징적인 장소로 충분히 자리매김할 수 있다.장기적으로 세트장을 관광자원화하려면 전략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일본 교토의 영화테마파크 ‘도에이우즈마사 에이가무라’에서는 세트에 지역 연기자들을 고용해 작품 속 내용을 재연하고 세트의 콘셉트에 맞는 새로운 공연을 선보이는 방법으로 세트장을 지속될 수 있는 관광자원으로 형성했다.도내에서도 지역 예술인들과 합작해 이런 시도를 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장우진=세트장 운영도 좋은 시도라고 본다.세트장이 관광자원으로 활성화되면 영화,드라마에 관심 있는 많은 사람이 강원도를 찾을 것이고 이를 계기로 강원도의 영상 산업에 더 많은 지원이 이뤄질 것이다.다만 세트장 운영은 대개 대형 작품을 위한 투자라는 점에서 조절이 필요하다.진정한 지역 영상 발전을 위해서는 대형 작품은 물론 독립·예술 작품을 위한 지원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강원문화재단 단편영화제작지원으로 시작된 영화 ‘춘천,춘천’을 통해 국내·외 많은 사람이 춘천이라는 도시를 궁금해했고 방문하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크고 작은 작품을 통해 강원도의 다채로운 모습과 매력이 선보여져야 한다.

■ 도내 영화,드라마 촬영은 늘어나고 있지만 영상 관련 지원이나 인프라,교육기관 등은 여전히 부족하다.
△오형진=국내·외 작품 촬영 유치도 중요하지만 지역 내 영상 관련 종사자가 꾸준히 늘어나야 진정한 한류가 가능하다고 본다.영상 분야는 크리에이티브를 기반으로 하는 기술집약적인 산업이다.사운드 믹싱,편집,색 보정,컴퓨터 그래픽 등 영상 제작에 있어 다양한 직군의 종사자를 육성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면 촬영팀 유치 지원과 연계된 플랫폼도 생길 수 있을 것이다.영상에 꿈이 있는 영상인 육성은 물론 도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자생적으로 활동 중인 영상인을 위한 제작비 지원과 교육 사업을 단계적,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장우진=강원도의 영상 발전을 위해서는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단순히 촬영을 유치하고 세트장을 남기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먼저 춘천을 비롯해 강원도는 전체적으로 영상 관련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신설 혹은 기존 시설 활용 등을 통해 영상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면 도내에서도 영상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고 이를 찾는 외부 방문객도 증가할 것이다.구축한 인프라를 토대로 교육기관 운영,나아가 관련 축제 개최도 구상할 수 있다.또 영상인을 초청한 간담회를 통해 영상인들이 진정 필요한 지원을 정책에 반영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 곧 강원영상위원회가 출범한다.강원영상위원회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은.
△오형진=지난 1999년 국내 최초의 영상위원회인 부산영상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현재까지 국내에는 10개의 영상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다.세계적으로 보면 68개국에 320여개의 영상위원회가 존재한다.강원도는 지난 2012년부터 강원문화재단 영상지원팀을 통해 영상 정책을 펼쳐왔고 올해에는 이 조직을 분리,확대해 강원영상위원회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영상위는 지난 영상지원팀으로 거친 인큐베이팅 과정을 토대로 도내에서는 지역 영상인 육성 및 발굴·영상문화 향유사업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외부에서는 국내·외 영상물 도내 촬영 유치를 위한 능동적 활동으로 강원영상산업활성화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장우진=도 출신 영화감독으로서 강원영상위원회의 출범이 굉장히 반갑다.영상위의 최우선 과제는 좋은 작품에 대한 제작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지원이 늘어나면 더 좋은 작품들이 강원도를 찾을 것이고 그 영상을 통해 강원도가 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으면 이는 또다시 지원 확대,인프라 구축,교육기관 설립 등으로 이어질 것이다.영상위 출범이 타 지역보다 늦은 만큼 더욱 체계적인 정책과 적극적인 활동으로 강원도가 독보적인 영상 도시로 발돋움하는 데 이바지하길 바란다.<끝> 최유란 cyr@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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