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침에
김해성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외과교수
1년 전,어느 날 체구가 작은 마른 체형의 50대 환자가 진료실을 찾아왔다.수척해 보이며 근심 가득하고 겁에 질린 얼굴로 왼쪽 가슴 이상을 호소했다.약간의 고름냄새와 함께 환자의 왼쪽가슴은 유난히 튀어나와 있었다.우선 입원하여 암의 전이 여부에 대하여 먼저 확인해 보기로 했다.“살 수 있을까요?” 입원 후 환자의 첫 마디가 내 귓가에서 종소리처럼 울리는 울림은 순간 나를 멍하게 만들었다.“유방암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포기하지 않으면 기대 한 것 이상으로 치료효과가 좋습니다”라는 나의 대답에 솔직히 확신은 없었지만 임상 속에서의 사실이었으며, 몇 번의 경험도 있었기에 환자의 희망을 뺏고는 싶지 않았다.또한 다른 장기에 전이만 없다면 해볼 만하다는 생각도 있었다.유방초음파 및 조직검사를 통해 삼중음성 유방암이라는 결과가 나왔다.삼중음성 유방암이란 암세포에서 에스트로겐 수용체,프로게스테론 수용체,HER-2 단백질 증폭이 모두 없는 유방암을 말한다.항암치료를 시작했다.체구가 작고 영양상태가 좋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지만 다행히 합병증이 심하지 않았다.
그렇게 5차까지의 항암치료를 무사히 마쳤다.그러나 수술 전 6차 항암치료에 갑자기 환자가 병원에 오지 않아 환자 및 보호자에게 연락을 해봤으나 환자가 도망갔다는 답변만 공허하게 들려왔다.
7개월 후 응급실에서 급하게 전화가 왔다.급성 당남염이 의심되는 환자였는데 환자 이름을 물어보니 연락이 끊어졌던 환자였다.야속하게도 환자의 상태는 점점 나빠져 간 기능 저하로 인한 전신 부종을 보였고 며칠 후 세상을 떠났다.의사에게 있어서 환자의 치료계획은 예상된 여러 가지 변수 속에서 최선으로 짜일 수 밖에 없다.또한 착오를 줄이고자 다양한 임상과 의사들과 함께 논의하게 된다.하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와 의사와의 신뢰이며 환자는 자기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에 대해서 절대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병원 가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의사와 친해져야 한다.의사는 당신의 건강 파트너이다.2017년에는 자신만의 건강 주치의를 꼭 만들어보는 해로 계획해 보자.
▶약력△한림대 의과대학△강원대 대학원 석사,동 대학원 박사 중△대한외과학회 평생회원△한국유방암학회 평생회원△미국 암연구학회 (AACR) 정회원(Active member)△한국유방암학회 진료권고안 작성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