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끝,지갑의 두께가 형편없이 얇아졌다.경제전망도 암울하다.구조조정은 일상이 됐고,일자리는 자꾸 줄어든다.온 몸을 뒤흔드는 스트레스를 담배연기로 날려보지만 그 때뿐,심신은 더욱 고달프다.돈 잃고.건강 잃고,목숨까지 내 놓는다는 흡연!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와 습관을 이유로 담배를 끊지 못한다.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흡연자들.니코틴에 포로가 된 자신이 원망스럽지만 ‘금연’은 번번이 실패다.‘치료해야 할 질병’인줄 알면서도 담배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흡연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과학적으로 증명됐다.먼저,금연 이후의 인체 변화.담배를 피운 뒤 20분이 지나면 혈압과 맥박,체온이 정상화 되고 8시간 후에는 혈액 속 산소량이 정상치로 회복된다.금연 2주째부터는 혈액순환이 좋아지고,폐 기능이 눈에 띄게 개선된다.시간이 흐르면서 기침과 호흡곤란이 줄어되고,감염 위험 또한 현격히 떨어진다.1년이 지나면 심장마비 위험이,5년 후에는 구강암,후두암,식도암,방광암 위험이 절반으로 감소한다.10년 후에는 폐암 사망률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경제적 손익은 어떨까.1일 5000원을 담배연기로 날린다고 생각하면 간단하다.한달 15만원, 1년이면 180여만원이 허공으로 흩어진다.10년으로 계산하면 1800만 원.이 돈을 저축하면 그 만큼의 경제적 이익이 생기는 것이다.건강증진과 대인관계 등 사회경제적 가치를 따지면 손익계산서는 훨씬 명료하다.문제는 금연에 대한 인식의 전환.주변의 시선을 무시하고 담배를 피울 용기(?)가 있다면 금연도 가능하지 않을까.흡연을 니코틴의 강력한 중독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의지’ 만으로 금연에 성공할 확률은 4%가 채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흡연자가 설 곳이 사라지는 시대다.흡연 공간이 줄어들고 흡연권이 박탈된다.비난의 대상이 되기 일쑤다.이 같은 분위기는 금연이 ‘선택’이 아니라 사회 생활의 ‘필수 사항’임을 암시한다.자신과 공동체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의무인 것이다.‘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는 흡연이고,가장 잘한 일은 금연’이라는 고백은 더이상 허언이 아니다.혹자는 말한다.담배를 피울 권리도 인정해야 한다고.그러나 어쩌랴.금연이 ‘상식’이 된 세상인데….
강병로 논설위원 brka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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