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무경칠서(武經七書) 가운데 하나로 전해지는 ‘삼략(三略)’에 장수가 해선 안 될 8 가지가 나온다.병사를 조련하고 무비(武備)를 튼튼히 해야 하는 기본임무는 예나지금이나 같다.나라의 국방을 담당하는 막중한 책임을 진 장수에게는 그만큼 까다로운 조건이 따라붙는 것이 당연하다.모든 병서가 강조하는 것이지만 삼략에선 경계할 점을 통해 장수가 지녀야할 조건을 강조하는 방식을 취한다.
첫째는 주변의 간언을 듣지 않는 거간(拒諫)이다.장수가 좌우의 충고를 내치면 안 된다는 것이다.남의 고언을 외면하다보면 주변의 인재가 떠나게 된다.결국에는 상황을 오판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둘째는 좋은 책략을 따르지 않는 책불종(策不從)이다.유능한 책사가 있어도 그의 지략을 써먹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주변의 조언을 귀담아 듣고 실행하지 않으면 지모 있는 참모들이 곁을 떠나게 된다.
셋째는 상벌이 불분명한 선악동(善惡同)이다.선은 상을 주고 악은 벌해야 하는 것인데 선악에 구분이 없으면 곤란하다.상벌이 분명치 못하면 결국 공신들이 게을러지고 할일을 하지 않게 된다고 한다.넷째는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전기(專己)다.장수가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만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다른 의견을 존중하지 않으면 실패한 허물이 모두 자신에게 돌아가게 된다.
다섯째는 제 자랑에 급급한 자벌(自伐)이다.공치사가 도를 넘으면 아랫사람은 노력하지 않고 공을 세우지 않는다.여섯째는 거짓말을 믿는 신참(信讒)이다.가짜가 판치면 진짜가 떠나게 된다.일곱째는 재물을 밝히는 탐재(貪財)다.장수가 재물에 연연하면 간사한 자들이 득세하고 다스릴 수 없게 된다.여덟째는 여색을 밝히는 내고(內顧)다.지도자가 금도를 잃으면 사졸들이 덩달아 황음무도해 진다.
이 가운데 하나가 무너지면 복종하지 않고,둘이 무너지면 질서가 문란해지고,셋이 무너지면 병사가 도주하고,넷이 무너지면 재앙이 나라 전체를 덮친다고 경고한다.군권이 막강한 만큼 잘못쓰면 그 폐단도 크다.이런 촘촘한 경계가 바로 권력의 안전판인 셈이다.목하 자기 경계가 무너진 권력의 폐단을 목도한다.장수의 경계가 이러해야 하거늘 항차 나라의 명운이 걸린 대권(大權)의 경우임에랴.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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