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예현   한국여성수련원장
▲ 전예현
한국여성수련원장
2018평창동계올림픽은 대한민국 자존심이다.국민의 희망이다.올림픽 성공을 간절히 기원하기에 역설적으로 씁쓸한 기억을 털어놓는다.다음 사례는 남성을 비판하거나 우리 국민을 비하하는 것이 절대 아님을 미리 밝힌다.
몇년 전 캐나다에서 외국인 교수와 논쟁을 벌였다.그는 “한국인들이 너무 무례하다”며 “한국인 남학생이 처음 본 여교수에게 날씬하다면서,허리 사이즈를 물었다.또 다른 학생은 수업 중 토론을 하다가 ‘나이 많은 여학생들은 공부를 중요하게 여기지 말고 빨리 결혼하라’고 말했다.흑인에 대한 비속어도 웃으면서 사용했다.이는 성차별,인종 차별이다”라고 말했다.
필자는 “그들이 잘못했지만,일부 언행을 놓고 모든 한국인이 무례하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일반화”라고 반박했다.하지만 외국인 교수는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또 국제적 기업에 인재를 추천할 때 한국인을 제외시켰다.영문도 모르고 피해를 입은 다른 한국 유학생들 입장에서 무척 억울할 일이다.
다시 강조하건데,이런 유쾌하지 않은 일을 언급한 것은 우리 국민이나 남성을 비판하기 위해서가 아니다.일부의 언행이 전체 이미지에 먹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서다.특히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우리부터 차별 언행을 돌아보자는 뜻이다.
같은 맥락에서 필자가 겪은 곤혹스런 사건도 떠올려본다.
몇 년 전 한국을 찾은 태국인 친구에게 강원도 문화를 자랑했다.2018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꼭 다시 강원도를 방문하라고 설득했다.평창,강릉,정선을 여행하라고 권유했다.그런데 지나가던 한 중년여성의 동남아시아 비하 발언이 우리 일행에 그대로 들렸다.그 주민은 외국인 노동자를 싸잡아 비난했다.이어 우리 정부의 외국인 정책에 대해 욕설을 쓰며 비판했다.그 주민을 말리려는 이들에게까지 “당신들은 어느 나라 편이냐”고 황당한 질문을 했다.
태국인 친구는 깊은 상처를 입었다.한국을 좋아해 한국어를 공부했던 그는 주민의 발언을 대충 이해하고 있었다.비속어의 뜻도 알았기에 마음이 더 상했다.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실망하고 나쁜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은 말할 것도 없다.게다가 본인의 SNS에 이런 나라에서 무슨 올림픽이냐고 한국 비판 글을 올려놓으려고 해,여러 친구가 대신 사과하고 통사정하고서야 겨우 말릴 수 있었다.그는 “모든 한국인이 태국인을 비하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서 한국 친구들 생각해 참는다”며 “하지만 이런 일이 또 일어난다면 그때는 가만있지 않겠다”고 말했다.
위의 두 사례에서 알 수 있듯,한 사람의 잘못된 언행은 자칫하면 대형 사건이 된다.비단 성차별만의 문제가 아니다.국적,성별,인종,종교,장애,외모를 놓고 놀리거나 비속어를 사용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다.특정 집단에 대한 발언이 SNS를 타고 전파될 경우 찬반 그룹이 형성되어 또 다른 갈등을 낳고,가해자는 물론 피해자까지 여론재판에 휘말리기도 한다.이런 위험성을 알기에 일부 선진국에서는 차별조장 언행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력 처벌한다. 이에 최근 만난 전문가들은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치를 강원도의 안전 교육과 차별 예방 노력에 관심이 많다.한 여성계 인사는 “만약 동계올림픽 기간 중 성희롱이나 차별 논란이 일어난다면 나라망신이고 강원도 이미지도 크게 훼손될 것”이라며 “불미스러운 사건을 최대한 예방하고 강원도 사람들이 얼마나 친절하고 품위 있는지 전세계인에게 보여준다면,그 또한 올림픽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사람들이 다시 찾고 싶은 강원도가 되려면 누가 와도 안전하고 존중받는 지역으로 기억에 남아야 한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다양한 차이를 인정하는 ‘존중올림픽’이 되길 기대해본다.

▲약력=△내일신문 기자(전)△복지와 양성평등 정치포럼 공동대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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