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장희   전 영월군의원
▲ 원장희
전 영월군의원
AI(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을 막기 위해 감염되었거나 우려되는 닭,오리등 가금류를 3000만마리 이상 살처분했다고 한다.AI 발생 2개월여 만에 전국 산란계(散亂鷄)의 3분의1 가량이 줄었다고 언론이 전한다.산란계가 부족하니 계란 생산량이 감소하고 수요를 충족 못하니 가격이 폭등한다.당국은 서둘러 미국서 계란을 수입했다.많은 가정에서 지난 설날에 미국산 계란을 먹었다.
그렇지 않아도 시장에는 수입 농축산물이 넘치는데 이제는 계란까지 외국산을 먹게 되었다.AI확산으로 농가가 입은 피해도 1조원이 넘을 것이라고 한다.
AI 확산을 보는 시각은 다양할 것 같다.물가 관리 당국은 계란 값 폭등을 막아야 하겠다는데 관심이 집중 될 것 같고,농축산업 발전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양계 농가의 어려움과 AI 조기 차단에 관심이 더 갈 것 같다.필자는 AI 확산을 계기로 농축산업의 중요성을 전 국민이 다시 한 번 인식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앞선다.
건강이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나 인정하지만 건강할 때는 별로 못 느끼다가 몸이 아프면 실감하는 것과 같이 농축산업도 그런 것 같다.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며 산란계를 키워 계란을 시장에 공급해 왔는데 AI 때문에 갑자기 부족해지니 계란대란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다행히(?) 계란은 장기간 보관하기가 어려운 생물이기 때문에 한 사람에게 한 판씩만 판매해도 큰 소란이 없는 듯하다.급히 계란을 수입하니 국민들이 생각할 때는 국내산 계란이 부족해도 수입해 먹으면 된다는 생각이 굳어 질 것 같아 걱정이다.
계란에서 병아리가 나와 알을 낳을 수 있는 닭이 되려면 최소 100일 이상 걸린다.AI확산 전처럼 안정적인 계란 공급이 되려면 몇 개월이 필요하다.원료와 기계와 기술자만 있으면 시간과 관계없이 제품 생산이 가능한 공업과는 근본부터 다른 산업이다.
쌀은 농업기술 발전과 농민들의 노고로 생산량은 증가 되었는데 소비량이 줄어 남아돌게 되었다.관리에 많은 비용이 들어 어려움에 처해 있다.하지만 비용이 좀 들더라도 지나친 감산(減産) 정책은 재고(再考)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쌀 외에 대다수 농축산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따라서 국내 생산 기반도 점점 무너져 가고 있다.어떤 이유로 수입이 원활하지 못할 때는 상상을 초월하는 농축산물 대란이 일어 날 수도 있다.
AI 때문에 2~3배 비싼 계란을 사 먹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쌀,밀가루,우유,사과,소고기,돼지고기,배추,무 같은 주요 농축산물의 가격이 1~2개월 사이에 3~4배씩 폭등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점점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지는 시대에.
농축산업은 농민들이 햇빛,물,흙과 함께 많은 노동력을 투자하여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생명산업(生命産業)이다.또한 농축산물이 생산되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한 시간과 함께하는 산업이다.AI확산을 계기로 농축산업의 소중함을 모두가 다시 한 번 인식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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