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루터킹의 ‘나에게 꿈이 있습니다’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으로 맞서라’ 오바마의 ‘Yes we can(우리는 할 수 있다)’은 뚜렷하게 각인된 거의 브랜드화된 구호이다.구호의 진정성이 그 사람이 행한 일과 잘 메칭이 되기에 오래 회자되는 것일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든 좋은 구호는 사람의 영혼을 건드리면서 강한 임팩트를 준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결국 개인의 이념과 가치를 오롯이 담고 큰 여운의 가슴 속 울림을 강조하는 구호는 구호만으도 파워를 갖는다.
지난 대선 손학규 후보의 구호 ‘저녁이 있는 삶’은 큰 사랑을 받았다.애초 메인 구호는 ‘정의로운 민생정부,함께 잘사는 나라’였었는데 식상한 구호에 대중 반응이 별로이자 출마선언문에 있던 ‘저녁이 있는 삶’으로 바꿨는데 그것이 대박이 난 것이다.너무 감성적이어서 구호로는 부족하지 않느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 감성 터치가 국민들이 그동안 잊고 있었던 상실감을 자극하였고 근원적 갈망을 돌아보게 해주어 열광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대권후보자들이 어젠다를 선점하고 사람을 감동시킬수 있는 구호 발굴에 몰두하고 있다.주목을 크게 받으려면 현재 가장 핫한 사회적 이슈,예를 들어 저출산 고령화 비혼 같은 주제를 국민적 감성과 공감대를 강하게 자극할 수 있는 구호와 함께 접근해야 한다.엊그제 유승민 후보가 대선공약으로 ‘육아휴직 3년법’과 ‘직장인 칼퇴근법’을 발표했다.일주일에 4일 이상 열시넘어 퇴근하는 직장인 딸과 일주일내내 열두시가 넘어 귀가하는 공무원 아들을 둔 엄마로서만 생각한다면 여간 반가운 구호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심상정 후보는 ‘수퍼우먼 방지법’을 제시했다.출산과 육아를 여성들이 전적으로 책임지면서 전천후 수퍼우먼처럼 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적 인식부터 바꾸겠다는 것인데 오랜세월 그러려니 살아온 우리같은 워킹맘은 말만 들어도 설렌다.직장생활하고 결혼하고 애기낳고 알콩달콩 가정을 일궈나가는 삶 그래서 젊은이들이 소소한 일상을 행복으로 누릴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행복이 존재의 최종 목적’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되뇌어본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mihyun@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