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수   강릉교육지원청 교육장
▲ 정치수
강릉교육지원청 교육장
최순실게이트로 촉발된 국민의 분노는 결국 대통령 탄핵을 불러왔다.탄핵 정국을 둘러싼 불신과 혼란,극단적 좌우 이념의 대립으로 인한 사회의 분열과 갈등,권력과 재벌의 유착은 또 다시 사회 정의와 국가경제를 후퇴시키고 있다.탄핵 정국을 틈타 중국은 사드배치와 연계하여 무역 보복과 무력 시위를 펼치고 있고,일본은 위안부 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노골적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미국은 트럼프 정권의 출범과 함께 미국 우선주의를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하면서 국제사회의 대격변을 예고하고 있다.이같은 주변국의 견제와 압박,국제정세의 급격한 변화와 불확실성은 우리나라 정치,경제,안보,외교 등전반에 걸쳐 또 다른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경제는 침체의 늪에 빠지고,국민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일자리 부족과 청년실업율 증가,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문제,저출산과 고령화 문제,계층의 양국화 등 국내 문제는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2016년 각종 경제지표와 사회지표는 우리 국민들이 왜 행복하지 않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불신이 만연한 사회는 정의도 없고 경제도 없다.불신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미래가 있을 수 없다.이 같은 불신과 혼란의 종식은 가진 자들과 특혜 받은 자들의 도덕적 솔선수범에 의해서만 가능하다.우리나라는 이제 ‘노블레스 오블리주’ 없이는 한 발짝도 전진할 수가 없다.‘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통해 우리 나라의 미래를 찾고 희망을 찾아야 한다.
전통적 유럽사회에서 귀족들은 정당한 대접을 받기 위해 ‘명예(노블레스)’만큼이나 ‘의무(오블리주)’를 다해야 했다.그래서 그들은 전쟁이 일어나면 목숨을 걸고 싸움터에서 선두에 섰고,공동체가 위기에 처하면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다.실제로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영국의 고위층 자제가 다니던 이튼칼리지 출신 중 2000여 명이 전사했고,6·25전쟁 때는 미군 장성의 아들이 142명이나 참전한 사례를 보면 이들의 고귀한 도덕적 솔선수범이 사회적 신뢰를 높이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원동력이 되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다.
세계 최고 갑부에 올라있는 빌게이츠,워런버핏을 미국사람들은 존경하지만,문어발식으로 골목상권까지 차지하고 서민경제를 위협하는 우리나라 재벌을 존경하는 대한민국 사람은 많지 않다.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릴 때마다 고위직 인사의 병역,부동산,전관예우 문제가 낙마의 원인이 된다.이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관철시키려는 우리나라 일부 지도층 인사들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먼 이웃 나라의 이야기일 뿐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신뢰를 낳고,신뢰는 국가발전의 원천이 된다.
신뢰는 국민들의 행복과도 관련이 높다. 국가 전반에 걸쳐 신뢰가 향상되면 국민들의 행복지수는 물론 각종 사회지표도 좋아질 수밖에 없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상류 지도층의 도덕적 솔선수범은 한 국가의 총체적 국난 극복과 국민 통합,계층간 대립과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우리 나라에서도 가진 자와 지도층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을 통해 사회 전반의 신뢰를 회복하고,국가 정의를 다시 찾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는 동시에 그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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