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금자   삼척교육장
▲ 정금자
삼척교육장
선생님은 아이들과 함께 성장한다.가르친다는 것은 배움이며 나눔이다.그 일은 가슴 설레는 일이며 감사고 은혜다.그렇게 가슴 뛰는 39년간의 교단생활을 이제 갈무리한다.
제1막은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꿈을 꾸는 담임선생님으로,제2막은 장학사·연구사로 배우며 성장하는 전문직으로,제3막은 산골아이들의 꿈에 날개를 달아주는 작은 학교 교장으로,제4막은 장학관·연구관·교육장으로 지경을 넓히며,‘행복한 학교 함께하는 강원교육’의 현장에서 꿈으로 숨 쉬고 희망을 그렸다.아이들의 웃음과 기쁨,성장과 변화를 오랜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는 선생님으로 산다는 것은 하나님이 주신 특별한 선물이며 축복이다.
어설펐던 초보선생님일 땐 열정만 앞세우며 사랑이라는 매를 든 적도 있었음을….참 어리석었다.뭘 좀 알듯 한 경력교사일 땐 성적을 위해 열심히 가르치며 점수로 줄 세우고 상처 주는 일도 했다.참 바보였다.그러다 비로소 가르침과 배움은 하나이며 아이들에게서 배우는 선생님이 되었다.신묘막측한 존재인 아이들은 참으로 귀한 존재이며 사랑받아야할 소중한 존재임을 깨달았을 땐 나 자신도 함께 성장했음을 깨닫게 됐다.
6학년 담임 때 점심도시락을 함께 먹으며 꿈을 이야기한 여학생 4명이 초등교사가 됐다.지금 그 제자들은 강원도의 중견교사로 아이들의 꿈을 밀어주고 있는 너무 귀한 선물이며 축복이다.4년의 교장 재임 때 학부모와 동창회,지역 주민들과 함께 한 ‘작은 학교 희망 만들기’는 감사와 행복이었다.아이들의 꿈과 선생님들의 열정이 만들어낸 기적이었다.
교단의 끝자락 2년의 삼척교육장 임무는 나에게 놀라운 축복이었다.학교,지역,마을,돌봄 등 4개의 교육공동체를 중심으로 함께 마음열고 손잡았기에 ‘뿌리가 건강한 삼척動者 참솔’을 키우는 일이 가능했다.한 아이를 위해 온 마을이 나섰다.여러분들의 사랑과 배려는 나에게 오래 기억될 감사 그 자체다.
아프리카 우간다 교육사업 모니터링에 참가하고 돌아온 소감을 동영상으로 공유했다.기아와 질병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의 생명을 살리고 희망을 주는 자발적 후원에 참여한 22명의 교직원들은 아프리카의 행복 전도사였다.
삼척장미축제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 기부 릴레이에 여교장들과 함께 참여했다.색상 화려한 원피스,검은색 망사 장갑,화려한 눈가면으로 80년대 가요계를 주름잡던 시스터즈 차림새로 색소폰 반주에 맞춘 중창은 시민들과 함께한 행복한 추억이다.
이런 일들로 나는 ‘사고뭉치 교육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사전적 의미의 事故뭉치(troublemaker)는 늘 사고나 말썽을 일으키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지만,교장선생님들의 해석적 의미는 思考뭉치(Idea Bank, Innovator)다.새로운 생각과 역발상으로 교육의 혁신을 선도했다는 열정에 붙여준 애칭이다.그래서 나는 자의적 의미로 ‘(사)랑하고 (고)마워하며,(뭉)클한 감동으로 (치)유하는 사람’의 첫 글자를 모아 사·고·뭉·치(Peacemaker)로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으로 살겠다고 선포했다.더불어 다음 세대를 이어갈 우리 아이들도 사·고·뭉·치로 살아가기를 소망한다.물론 아이들을 양육하는 부모님들과 어른들 역시 사·고·뭉·치가 되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사랑합니다.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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